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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인사이드] 잠든 여성 몰래 발가락 만지는 것도 성추행

여성의 의사에 반해 발가락을 만지는 것도 성추행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무직자 김모(28)씨는 지난해 8월 30일 오전 인천 남동구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 테이블에 엎드려 자고 있는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김씨는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 여성의 다리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서 발가락을 만졌습니다.

김씨는 이 외에도 2014년 2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198명의 여성들을 '도촬' 한 혐의가 발각돼 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이용촬영 및 준강제추행죄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주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거나 원룸에서 속옷 차림으로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었습니다.

재판에서는 김씨의 '발가락 추행'이 쟁점이 됐습니다. 김씨 측은 “피해자와 접촉한 신체부위는 성적 수치심과 관계가 없는 부위고 만진 시간도 1~2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추행이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을 맡은 인천지법은 김씨의 행동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며 기습 추행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은 잠들어 있던 피해자가 미처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라며 “여성에 대한 추행에 있어 신체 부위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가 항거 불능에 이를 만큼 폭행·협박이 없었고 순간적인 행동이었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신체를 만진 행위 자체가 성추행이라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객관적으로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에 생면부지 여성의 다리를 촬영하면서 몸을 숙여 피해자가 앉아 있던 탁자 밑으로 들어가 발가락을 만지는 행위는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한다.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머지 범행은 김씨의 컴퓨터에서 동영상이 발견 돼 김씨가 모두 시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천지법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김씨는 항소하면서 “발가락은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부위가 아니다” “접촉 방법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 추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성추행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이광만)는 지난 8일 “1심이 준강제추행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김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의 죄질이 나쁜 만큼 양형도 적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가 처음에는 버스 정류장·지하철에서 여성의 다리를 촬영하다가 차츰 대담해져 야간에 화장실에 들어가 여성들의 용변을 보는 모습과 그들이 화장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함께 찍었고, 어떤 경우에는 화장실 칸을 넘어가 추행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밖에도 주택·고시원에서 속옷 차림의 여성을 촬영하는 등 1년 7개월 간 약 200명의 여성들을 촬영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 대부분이 현재까지 피해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도 여성들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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