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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때려서라도 1등 만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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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등’의 수영 코치 광수(박해준·왼쪽)는 제자인 초등학생 선수 준호(유재상)에게 체벌을 가한다.


꼴등이면 차라리 포기가 쉽다. 하지만 금·은·동메달을 아깝게 놓친 4등이라면? 13일 개봉하는 ‘4등’은 ‘해피엔드’ ‘은교’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스포츠 인권 영화로,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감동적이고 작품성이 탄탄하다. 매번 수상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밀려나는 초등학생 수영선수 준호(유재상)의 이야기다. 엄마(이항나)는 애만 탄다. 실력 있다는 수영 코치 광수(박해준)를 새로 고용했는데 알고 보니 이 코치, 준호를 때린다. 때려서라도, 그리고 맞아서라도 우리는 1등이 돼야만 하는 걸까. 정지우 감독은 ‘4등’에서 성공 제일주의 사회에 뿌리내린 폭력을 따끔하게 파헤친다.

정지우 감독 인권 영화 ‘4등’
초등생 수영선수·코치 통해
성공 제일주의 폭력 파헤쳐


엄마도, 광수 코치도 모르게 수영장에 혼자 숨어든 새벽, 아이는 물속을 마음껏 헤엄친다. 우주를 유영하듯, 어디선가 들이친 한 줄기 빛을 쫓으며. 영화에서 준호는 말한다. “햇살을 쬐면 우주의 기운을 받아서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어쩌면 준호는 가장 보통의 아이다. 그리고 ‘4등’은 그런 아이를 등수 매기는 경쟁 사회에 밀어 넣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도 폭력이라는 가장 나쁜 방식으로.

“상업영화라면 제목이 ‘1등’은 아니어도 ‘정신승리’라도 돼야 했겠죠. 오랜만에 상업영화의 틀을 벗어나, 정말 자유롭게 만들었습니다.” ‘4등’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열두 번째 인권 영화로, 정 감독은 국가대표를 지낸 여러 종목의 체육인들을 인터뷰해 시나리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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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전교 1등에겐 극성 엄마가 없었다

② 아이가 뛰는 인생, 부모가 대신 뛰겠다 나서지 마라

흥미로운 건 아이를 때려가며 다그치는 코치 광수의 뒷얘기다. 청소년 시절 국가대표 수영 선수로 아시아 신기록을 노리던 어린 광수(정가람)는 방만한 행동으로 체벌을 받던 중 울컥해 대표팀을 박차고 나간다. 이제 동네 수영센터 강사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그의 마음속엔 모순된 후회가 가득하다. ‘그때 차라리 맞았다면, 이렇게 안 살 텐데.’ 그는 그런 마음으로 준호를 때린다. 어린 광수, 그리고 준호는 과연 맞을 짓을 한 것일까? ‘4등’이 던지는 질문이다. 인권 영화지만 딱딱하고 지루할 거란 오해는 금물. 특히 수중 촬영 영상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아이에겐 시간이 필요하다”(정지우 감독)는 메시지가 긴 여운을 남긴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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