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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노트] 김현수는 왜 외야 플라이를 날리지 못하나

김현수(28·볼티모어)는 작았다. 그가 '작은 야구'로 메이저리그(MLB)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

김현수는 11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캠든야즈에서 열린 탬파베이전에 9번타자·좌익수로 나서 MLB 데뷔전을 치렀다. 3타수 2안타·1득점을 올린 그는 한국인 최초로 MLB 데뷔전 첫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데뷔전 멀티히트도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다.

김현수의 데뷔전은 우려와 희망을 동시에 남겼다. 자신있게 스윙을 하지 못한 채 땅볼만 3개를 쳐낸 건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그런 가운데 어떻게든 안타 2개를 만들어낸 건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배트로 공을 때린다기보단 갖다대고 있다. 단타라도 만들어야 하는 김현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2회 첫 타석에서 오른손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의 높은 투심패스트볼(시속 143㎞)을 공략했다. 빗맞은 타구는 투수 옆으로 굴러가는 내야안타가 됐다. 4회 슬라이더(137㎞)를 잡아당긴 타구는 안타성이었지만 수비수들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킨 시프트에 걸려 2루 땅볼이 됐다. 7회 포심패스트볼(직구·146㎞)를 받아친 타구는 오히려 시프트 덕분에 내야안타가 됐다.

김현수는 시범경기 초반 처음에는 제법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24타석 동안 안타가 나오지 않자 스윙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와의 계약 해지를 고민 중"이라고 미국 언론에 흘린 이유도 타구의 질이 나빠서였다. 그의 시범경기 타율은 0.178(45타수 8안타). 안타를 칠 때도 아웃을 당할 때도 땅볼 타구가 많았다.

정규시즌에서도 같은 양상을 보이는 건 그의 스윙이 변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송 위원은 "김현수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 MLB에 남았지만 부담감은 여전할 것"이라며 "이미 주전에서 밀렸기 때문에 출전 기회가 제한적이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에서 마음껏 스윙할 수 없으니 일단 컨택트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수의 신일고 선배인 현재윤 전 해설위원은 "김현수는 장전 자세(로드 포지션·load position)부터 임팩트까지 여유가 있는 타자다. 선구안이 좋고 배트 컨트롤이 뛰어나기 때문에 한국 투수들의 공을 충분히 보고 타격했다"면서 "MLB 투수의 공이 시속 5㎞ 이상 빠른 데다, 투심패스트볼 등 변형 직구도 많기 때문에 김현수의 히팅포인트가 흔들렸다. 1㎝만 빗맞아도 힘없는 타구가 된다"고 분석했다.

현 전 위원은 "스윙의 최단거리를 찾다보면 공의 윗부분을 때려 땅볼이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김현수는 콘택트 능력이 워낙 좋은 선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빠른 시간내에 영점(零點)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때린 내야안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 MLB에 데뷔한 그가 '작은 스윙'으로 버텨낸다면 기회는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조이 리카드, 마크 트럼보, 놀란 레이몰드 등 경쟁자들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이들의 페이스가 오래간다는 보장은 없다.

송 위원은 "볼티모어의 베테랑 감독 벅 쇼월터가 현 상황이 유지될 거라고 믿지는 않을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지면 김현수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김현수가 나쁜 공을 골라내면서 자기 스윙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열심히 치고 달렸다. 7회 땅볼을 때리고 전력질주를 한 뒤에 양팔을 펴는 모습(세이프 판정 동작)에 볼티모어 팬들은 박수를 쳤다. 큰 무대에서 그는 작아 보였다. 2006년 연습생(육성선수)으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처럼, 그는 절박하게 뛰고 있다. 팬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김현수가 생존방법을 찾아낼 거라고 믿는다.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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