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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 이제 트릭 버리고 진짜 감동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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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때 이사를 하면서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내성적인 아이’가 돼갔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마술을 알게 됐다. 급우들 앞에서 마술을 하면서 나는 ‘특별한 아이’라는 자존감을 찾을 수 있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마술 경력이 20년 되는 이유다.

선거와 나 ⑧
중앙일보·선관위 공동기획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마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졌다. 물론 마술 전체를 말하는 건 아니다. 트릭(눈속임)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졌다는 얘기다.

요즘 스스로를 ‘마술사’가 아니라 ‘일루셔니스트(Illusionist)’라고 소개하는 건 그래서다. 사람들에게 보편화된 개념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마술=트릭’이란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고, 나도 그 트릭을 잘해 박수를 받아왔는데 갑자기 ‘오늘부터 저는 다른 걸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이젠 마술도 변화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누구든 손쉽게 마술의 트릭과 원리들을 수초 만에 검색할 수 있는 세상 아닌가. 따라서 새로운 트릭을 개발해 사람들을 그저 놀래는 게 아닌, ‘환영과 환상’을 표현하는 사람이 돼야 하는 때다. 하나의 공연에, 한 번의 마술에, 철학과 생각을 담는 예술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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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만큼이나 트릭의 비중이 큰 분야가 정치인 것 같다.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선거 때 남발하면서 유권자들을 속이는 게 트릭이 아니고 무엇일까. 하지만 그런 트릭을 훨씬 더 쉽게 가려낼 수 있는 것이 요즘 세상이고, 오늘날의 유권자다.

이제 마술도 정치도 트릭과 포장을 버리고 진짜 감동을 줄 길을 찾아야 할 때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이은결 일루셔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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