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13번홀에 샌드위치 남기고 … 왓슨, 굿바이 마스터스

기사 이미지

노장은 품위의 뜻을 일깨워주고 오거스타를 떠났다. 67세의 톰 왓슨이 2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마스터스에 작별을 고하고 있다. [오거스타 AP=뉴시스


‘필드의 신사’ 톰 왓슨(67·미국)이 마스터스와 작별을 고했다. 마지막 순간에도 그는 품위를 잃지 않았고, 골프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고별전서 2타 모자라 컷 통과 실패
“공 움직였다” 스스로 벌타, 품위 지켜
2004년 숨진 30년 지기 캐디 추모
"샌드위치 건네던 그가 더욱 그립다”


왓슨은 지난 8일 열린 마스터스 1라운드에선 2오버파로 공동 43위에 오르며 역대 최고령 컷 통과 가능성을 밝혔다. 7번 홀에서는 짧은 파 퍼트를 하려는 순간 볼이 움직였다는 이유로 스스로 1벌타를 부과했다.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어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왓슨은 끝까지 신사다운 경기를 했다. 2라운드에서 6타를 잃은 왓슨은 결국 합계 8오버파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딱 2타가 모자라 역대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기사 이미지

43번째로 출전한 마스터스, 마지막 18번 홀 그린에 올라선 왓슨은 연신 눈가의 이슬을 훔쳤다. 마스터스에서 두차례(1977,81년) 우승한 덕분에 평생 출전권을 확보하고 있는 왓슨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디 오픈에도 작별을 고했던 왓슨은 “위대한 선수들과 함께 걸었던 순간들이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3번 홀에선 티잉 그라운드 옆 벤치에 달걀 샐러드 샌드위치를 놓고 인사하는 특별한 작별 의식도 치렀다. 30년 동안 함께 하다 2004년 루 게릭 병으로 세상을 뜬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를 추모하는 시간이었다. 에드워즈는 캐디 시절 오거스타 골프장의 12번 홀에서 13번 홀로 이동할 때마다 준비해둔 샌드위치를 왓슨에게 건네곤 했다. 왓슨은 “마스터스에 오면 에드워즈가 더욱 그립다”라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30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췄던 톰 왓슨(뒤)과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 [AP=뉴시스]

왓슨은 ‘링크스의 왕’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디 오픈에서 무려 5차례나 우승했다. 마스터스에서도 두차례 우승하면서 잭 니클러스(76·미국)와 치열한 샷대결을 펼쳤다. 특히 1977년과 81년 왓슨은 니클러스를 각각 2타 차로 따돌리며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옆집 할아버지처럼 온화한 얼굴의 왓슨이지만 승부욕은 남달리 강했다. 그 덕분에 ‘허클베리 딜린저(Huckleberry Dillinger)’ 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틈이 벌어진 앞니와 주근깨투성이의 얼굴은 마크 트웨인의 소설 허클베리 핀의 주인공 ‘허클베리’ 와 닮았다. 하지만 그의 승부사 기질은 1930년대 치밀한 계획으로 은행을 털고 탈옥에도 성공했던 딜린저와도 비교됐다. 그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냉정하고 치밀하게 코스를 공략하는 승부사였다.

2009년 출전한 디 오픈에선 아들뻘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펼쳤다. 마지막 홀 파 퍼트만 넣으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그는 이 홀에서 보기를 했고, 결국 연장 끝에 스튜어트 싱크(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 왓슨은 당시 눈물을 흘리던 취재진에게 “내 장례식도 아닌데 왜 우나”라는 말을 남기고 코스를 떠났다. 조던 스피스(미국)가 합계 3언더파로 1타 차 선두를 지켰다. 지난해 1라운드부터 마지막날까지 줄곧 선두를 지킨 끝에 우승했던 스피스는 마스터스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도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