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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저작권 담보 대출까지…돈 쏠리는 P2P 금융

회사원 박모(32)씨는 올 초부터 매달 P2P(Peer to Peer, 개인 간) 대출 10건에 건당 10만원씩 총 1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적금 금리(연 2~3%)보다 4배가량 높은 연 10%(세전)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보다 원금손실 위험도 작다고 판단했다. 박 씨는 “설령 10건 중 1건의 투자금을 떼이더라도 다른 9건에서 받는 투자수익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10% 수익에 투자 관심 커져
고금리 압박받던 저신용자 숨통
빌라·상가 건축주에 대출 증가
투자자 보호책 마련 업체는 일부
공시 기능 강화로 피해 예방해야

온라인상에서 개인끼리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P2P 대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초 핀테크 활성화의 일환으로 P2P 대출 규제를 완화한 게 계기가 됐다. P2P 업체의 대출 중개에 대한 불법 논란이 커지자 대부업체를 자회사로 두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우회로를 열어줬다. 이후 P2P 대출 업체는 규모와 종류 면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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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에는 7개사(8퍼센트·렌딧·빌리·어니스트펀드·테라펀딩·펀다·피플펀드)가 참여한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가 출범했다. 이들 업체는 개인신용대출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이나 귀금속·명품가방·저작권을 담보로 한 대출(동산담보대출)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년간 투자금을 100억원 이상 모집한 P2P업체가 3곳(8퍼센트·렌딧·테라펀딩)이나 됐다.

P2P 대출 시장의 성장속도가 빠른 건 기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했던 저신용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연 20~30%대의 저축은행·대부업체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P2P 대출 이자는 연 10% 안팎으로 저축은행·대부업체보다 부담이 훨씬 작다. 저금리 기조 속에 P2P 대출이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의 관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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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 10% 안팎의 중금리 개인신용대출 위주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들어서는 부동산담보대출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테라펀딩은 빌라 신축이나 재건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신용도 부족으로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건축주가 건축자금 대출을 신청하면 크라우드펀딩(불특정다수 투자금 모집)으로 돈을 모아 빌려주는 구조다. 등기부등본상 담보권을 1순위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대출조건이다. 건축주가 파산하더라도 경매 등을 통해 투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지금까지 경기도 고양·동두천의 빌라나 상가주택을 비롯해 총 49곳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투게더는 연리 11%(평균)의 주택담보대출로 특화한 업체다. 이곳은 주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내집마련 수요자를 대상으로 돈을 빌려준다. 개인신용대출에 주력했던 ‘8퍼센트’도 모텔숙박예약 애플리케이션인 ‘야놀자’ 대출을 주선하기로 했다.

팝펀딩·키핑펀딩은 동산담보대출(실물재산 담보 대출) 업체다. 팝펀딩은 지난 1월 가수 강인원 씨의 대표곡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등 151곳의 저작권을 담보로 한 3억원 대출을 주선했다. 키핑펀딩은 금목걸이·루이비통가방 등을 담보로 한 소액 대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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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 커지자 기존 은행권도 P2P 대출과의 제휴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어니스트펀드에 10억원을 투자한 뒤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전북은행은 피플펀드와 손잡고 중금리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P2P 대출시장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우후죽순 식으로 업체가 생겨나면서 과열 분위기기 감지된다. 현재 투자자보호책을 마련한 곳은 안심펀드(원금 50% 보장)를 도입한 8퍼센트 등 일부 업체뿐이다. 대다수 업체는 원금 손실시 보전 방법이 없다. 일부 업체에서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개인신용 대출자의 신용도가 부족하거나, 부동산 담보권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대출을 해 주고 있다.

대출자가 대출금 상환을 못할 경우 고스란히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P2P 업체를 사칭해 돈을 모아 몇 차례 수익금을 돌려주다 달아나는 다단계 업체도 금융감독원에 여러 곳이 적발됐다.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을 예금보다 많이 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예금은 이자소득의 15.4%를 세금으로 내지만 P2P대출 수익은 대부업법 적용을 받아 27.5%의 소득세율을 매긴다. 이 때문에 세금을 빼면 수익률이 연 7%대로 떨어진다.

상황이 이런 데도 정부엔 P2P업체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 국내 P2P 업체가 몇 개인지 파악도 안 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P2P업체는 지자체에 등록을 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 정보나 통계를 종합적으로 관리를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P2P업체의 자율권을 보장하되, 투자자보호책 마련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기 어렵다면 P2P협회의 공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P2P업체의 연체율이나 투자자보호 장치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2P(Peer to Peer, 개인간) 대출=온라인에서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개인(peer)이 모여 서로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거래. P2P 대출업체는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중개 장소(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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