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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10대가 화장? 성조숙증 일으켜 키 안 크고 여성암 위험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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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데요, 5학년에 올라가면 애들이 화장을 하고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순서 좀 알려주세요. ‘피부 안 좋아진다, 공부나 해라, 초딩이 무슨 화장이냐’ 이런 말은 사양합니다. 공부할 건 다 해 뒀으니까 상관 말고요, 최대한 빨리 알려주신 분께 내공 100 드립니다.”

화장품 쓰는 초·중고생 건강 우려

“중학교 2학년입니다. 제가 가진 금액은 3만원이고요. 현재 립밤·틴트·립스틱·코팩·미스트 등이 있어요. 티 안 나면서도 예쁘게 화장하고 싶어요. 화장품 저렴하게 사는 곳과 화장법 좀 알려주세요. 내공 많이 드릴게요!”

한 포털 사이트 질문 코너에 올라온 글이다. 답변자는 모두 중학생, 고등학생이었다. 이들은 경험담을 곁들이며 꽤 자세한 설명을 했다. 1+1행사, 할인 이벤트를 자주 하는 브랜드 등도 거침없이 소개했다.

절반이 화장 … 43%가 초등 때 시작

요즘 딸을 둔 엄마들은 아이 화장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부 김주연(43·서울 서초동)씨는 “중학생 딸이 아침마다 파우더에 립틴트(립스틱의 일종, 착색력이 아주 강함)를 바르고 가길래 몇 번 혼냈더니 안 바르고 가더라. 우연히 학교에 들렀는데 파우더는 물론, 눈 화장까지 했더라. 학교에 들어가서 바르고, 집에 오기 직전 공용화장실 같은 데서 박박 지우고 오나 보더라. 우리 애뿐만이 아니었다. 이후로 아예 순한 제품이라도 사라고 돈을 더 줬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이모(46)씨는 “고등학생인 딸은 주말에 수퍼 심부름만 시켜도 화장 안 한 얼굴이 창피하다며 마스크를 쓰고 나간다. 정말 기가 찬다”고 말했다. 실제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향장미용과 김주덕 교수팀이 중·고등학교 10곳의 10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2%가 색조 화장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2013년 대한화장품학회지). 메이크업을 한다고 대답한 학생의 43.2%는 초등학교 때부터 화장을 했다고 답했다.

피부 얇아 중금속 흡수 10배

10대들의 화장품 사용을 ‘품행’ 문제로만 보고 넘길 수 없다. 건강상 위험하기 때문이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10대에는 피부 장벽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피부가 얇고 구조가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화장품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는 수백여 가지다. 제품당 20~40가지의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이는 어른 기준 허용량이다. 아이의 흡수율은 어른의 10배 이상 높다. 같은 양을 발라도 독성 위험이 있다.

미국 비영리 환경시민단체인 EWG(En vironmental Working Group)가 2억 5000만여 개의 논문을 바탕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드시 주의해야 할 성분(최고 위험 수준)은 20여 개다. 이들은 발암, 내분비계(호르몬분비) 교란, 중금속 축적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화장품에는 화학방부제가 들어간다.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이미다졸리디닐우레아, 디아졸리디닐우레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물질이 체내 흡수되면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특히 10대에 노출되면 성조숙증을 일으켜 키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자궁암·난소암·유방암 등 호르몬 분비와 관련 질환 위험도 커진다. 보존제인 디부틸하드록시톨루엔(BHT)·부틸하이드록시아니솔(BHA) 등은 발암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립스틱에 많이 포함된 적색219·황색204·황색4·적색202호 등은 중금속 축적,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다. 향료로 쓰이는 트리클로산과 트리에탄올아민은 간과 신장 기능 장애, 두통,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미국 환경단체 에코차일드플레이 보고서(2008년)에 따르면 화장품을 사용하는 미국 10대 여학생의 소변에서 평균 13종의 내분비계 교란(호르몬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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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 감추기 위해 덧바르지 말아야

피부 노화도 앞당긴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사춘기부터는 메이크업 제품을 쓰면 쓸수록 손해다. 피지 분비량이 많기 때문이다. 얼굴 위를 화장품으로 덮으면 기름이 나갈 구멍이 없어 안에서 곪는다”고 말했다. 곪아서 노란색으로 변할 때 짠 여드름은 그대로 흉터와 잡티로 남는다. 이들이 하나 둘 누적되면 칙칙한 얼굴이 된다. 탄력도 잃는다. 모공이 넓어져 귤 껍질 같이 보이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를 감추려 화장을 더욱 두껍게 한다. 그러면 여드름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안 교수는 “모공이 막힌 피부는 호흡·흡수 기능을 서서히 잃어간다. 나중에 한창 멋 부릴 대학생 때 아무리 파운데이션을 발라도 화장품이 흡수되지 않아 들뜬다. 피부 복원력이 떨어져 잔주름도 빨리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럼 화장품을 어떻게 쓰도록 지도해야 할까. 서 원장은 “이젠 쓰지 말라는 얘기는 안 먹힌다. 차라리 건강하게 사용하도록 가이드를 주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우선 화장품을 고를 때 반드시 피해야 할 성분을 알려준다. 2008년부터 화장품 용기 뒷면에 전 성분을 표시하도록 법이 바뀌었다. 일일이 확인이 어렵다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도 좋다.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라는 앱을 내려받아 검색창에 해당 화장품명을 입력한다. 유해 성분 포함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아기용 로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화장품에는 적으면 1~2개, 많으면 10여 개의 위험 성분이 포함돼 있다. 될 수 있으면 위험 물질 수가 적은 화장품을 고르도록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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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렌징 오일 쓰면 안돼

바르는 순서도 중요하다. 아이들은 로션을 바르지 않고 바로 BB크림이나 파우더를 바르는 경우가 많다. 피부 장벽이 얇아 유해 성분이 그대로 흡수될 수 있다. 반드시 로션을 바른 후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한다. 어른들이 사용하는 지용성 성분(오일이 포함된 것)은 피한다. 반드시 수용성 제품이어야 한다. 엄마가 바르는 기능성 로션을 발랐다가 오일 성분이 염증을 일으켜 여드름이 악화할 수 있다.

클렌징은 가장 중요하다. 서 원장은 “화장을 몰래 하고 다니는 아이가 많다. 세안제 없이 급히 지우는 까닭에 트러블이 생긴다. 차라리 좋은 클렌징폼을 사주고 잘 씻어내라고 타이르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단, 오일 클렌징은 금물이다. 미세한 거품이 나는 클렌징폼이 적합하다.

여드름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하는 아이가 있다면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모공 깊이 남아 있는 여드름 원인균(박테리아)과 염증을 우선 짜내야 한다. 서 원장은 “손으로 짜면 진피(피부 안쪽 세포)가 손상돼 흉터가 남는다. 병원에 가서 전문 기기로 짜는 게 좋다. 그래도 여드름이 계속된다면 염증 물질을 만드는 피지선을 살짝 약화시키는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상·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하거나 세안을 자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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