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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해외 서점가] '전자 왕국’ 일본 샤프 몰락 뒤엔, 고대 로마 삼두정치의 그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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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붕괴
니혼게이자이신문
경제부 지음
니혼게이자이신문 출판

기원전 60년 고대 로마.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크라수스가 삼두정치를 시작했다. 파벌을 중심으로 권력을 휘두르던 원로원에 맞서기 위해 세 사람이 힘을 합했다. 문제는 상대에 대한 시기와 질투. 폼페이우스는 갈리아(지금의 프랑스 지역)를 평정하며 이름을 날리던 카이사르를 제거하기 위해 골몰했다. 때마침 크라수스가 전사하자 원로원에 손을 내밀었다. “카이사르를 그냥 두는 건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것과 같다”는 폼페이우스의 말에 원로원은 정복 전쟁에 열중하던 카이사르에게 즉각 군대를 해산하고 로마로 돌아오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카이사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과 함께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한 뒤 정권을 장악했다. 하지만 카이사르도 기원전 44년 암살당했다.

2016년 일본. 전자 대기업 샤프의 몰락을 경영진 세 명의 삼두정치 폐해로 분석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샤프는 지난 2일 경영 악화 끝에 대만 전자업체 홍하이정밀공업(아이폰 제조업체 폭스콘의 모기업)에 매각됐다. 4대 사장인 마치다 가쓰히코(町田勝彦)는 2007년 액정 기술자 출신인 가타야마 미키오(片山幹雄)를 후임 사장에 앉히고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오사카에 건설한 세계 최대급 액정 패널공장이 실패로 끝나자 두 사람 사이엔 갈등이 불거졌다. 마치다의 측근으로 태양전지 사업을 이끈 하마노 토시시게(浜野稔重) 부사장도 내분에 가세했다. 경영은 실종됐고 샤프는 이들 세 명을 둘러싼 인사 항쟁과 복수 쿠데타로 얼룩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오사카 본사 경제부는 지난 2월말 출간한 『샤프 붕괴』에서 “이 참극은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1912년 창업한 샤프가 ‘샤프 펜슬’로 명성을 쌓고 53년 일본 최초의 흑백TV, 73년 세계 최초의 액정(LCD)표시 전자계산기를 출시하며 ‘샤프 왕국’으로 성장했지만 치열한 내분 끝에 결국 붕괴됐다고 평가했다. 샤프의 흥망성쇠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경제부 기자들의 취재 기록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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