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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면접관 역할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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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권
충남대 경제학과 4학년

“서류전형에 탈락하셨습니다. 귀하의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탈락을 확인한 뒤 그 이유에 대한 복기가 시작된다. “왜 떨어졌지? 자소서가 문제인가? 학점? 전공? 관련 경험이 부족해서?” 내가 아닌 면접관 입장에서 이유를 찾아내려 애쓴다. 그게 발견되면 가슴이 아파도 탈락을 수긍하고 다시 자기소개서 작성에 나선다. 이러면서 하나하나 고용주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아간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각 정당이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에 대해 공천심사를 지난 2월 시작했다. ‘4년 계약직 국회 입사 공고’ 가 난 것이다. 국회 입성을 노리는 많은 인사가 공천 신청을 했다. 취업으로 따지면 서류전형 혹은 1차 면접쯤 될까.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결과에 승복한다. 백의종군하겠다.” “이해할 수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 심판을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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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공천 결과에 반발한 사람들이 내세운 이유는 원칙과 기준의 부재와 계파 정치였다. 이번 공천 심사 과정에서의 주요 키워드는 ‘진실한 사람’ ‘친박’ ‘친노’ ‘친문’ ‘정무적 판단’이었다. 그래선지 공천위원들이 후보 선정·탈락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예비후보자들의 비전, 전문성, 경험, 정당 정책이 부각되기보다는 유력 정치인과의 친분이나 대통령과의 거리가 공천 기준이라는 지적도 계속됐다. 여당 대표의 승인 거부, 야당 대표의 셀프 공천과 같은 논란도 계속됐다. 국민들의 반감이 커진 건 국민이 아닌 정당이 고용주처럼 행동했기 때문이다.

이 모습에 실망해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사회에서 국회의원의 고용주는 국민이다. 투표는 정당이 공천이라는 서류심사를 제대로 했는지, 아닌지를 판정하는 최종 면접에 해당한다. 구직자가 아닌 고용주가 나타나지 않는 면접장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이번 선거는 구직자인 청년들이 면접관의 역할을 경험할 좋은 기회다. 총선 지원자들이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관심은 있는지, 해법이 있는지 따져 묻고 추궁해야 한다. 다행히 물어볼 건 넘쳐난다. 최악의 청년실업률, 늘어나는 가계 부채, 불안정한 주거와 노후, 갈수록 심해지는 소득 양극화와 흙수저·금수저로 구별되는 사회갈등까지 말이다. 맨날 주눅들며 면접장에 들어서온 우리, 제대로 면접관 노릇 한번 해보면 어떨까. 고용주 입장에서 사람을 평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인생경험이 될 것 같다.

조영권 충남대 경제학과 4학년

◆대학생 칼럼 보낼 곳=페이스북 페이지 ‘나도 칼럼니스트’(www.facebook.com/icolumnist)
e메일 opinionpa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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