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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헐고 숲 조성…악취 나던 6등급 익산천, 2등급 됐다

수년 전만 해도 방문객들이 코를 틀어막고 손사래를 치던 ‘혐오 1번지’였다. 하천에는 시커먼 오물이 흐르고, 20~30㎞ 떨어진 고속도로까지 악취가 진동했다. 인근을 지나는 차량이 황급히 창문을 닫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청둥오리와 물오리가 날아드는 생태마을로 바뀌었다.

축산 단지 밀집, 가축 분뇨에 오염
환경개선 대책 만들어 6년째 실천
공무원들, 새벽부터 오폐수 점검
주민들도 공감, 누수 축사 고쳐

전북 익산시 왕궁면 얘기다. 왕궁 익산농장·금오농장·신촌농장 등은 1948년 한센인 강제이주를 통해 형성된 마을이다. 주민들이 돼지를 키우면서 전국 최대의 축산 단지가 형성됐다. 수십 년 동안 흘려 보낸 분뇨에 저수지와 하천이 뒤덮여 물고기는커녕, 풀 한 포기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다.

2011년 왕궁지역에서 측정한 익산천의 총인(TP)은 2011년 3.47(㎎/L)로 최하위인 6등급이었다. 지난달 측정에서는 0.447(㎎/L)로 일반하천 수준인 2등급으로 높아졌다. 총인은 하천·호소 등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물속에 포함된 인의 총량을 1~6등급으로 구분한다.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은 52.5(㎎/L)에서 6년새 9.6으로 개선됐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60.2에서 15.2로 나아졌다. 6등급 하천이 6년 만에 일반 하천으로 정화된 것이다.

죽음의 하천을 개선하는 토대는 정부가 만들었다. 2011년 국민권익위가 범정부차원의 환경개선 5개년 종합대책을 세웠다. 축사를 매입해 숲을 만들고, 10여 곳에 소공원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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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청 오염원대책팀원(왼쪽부터 이제윤·안지영·정현준·박양래)들이 수로를 점검하고 있다. 이들 활동으로 익산천 수질은 2등급으로 개선됐다. [프리랜서 오종찬]


실질적인 변화를 이끈 것은 전북도청 공무원들이다. 새만금수질개선과 오염원대책팀원 4명은 신발이 닳도록 현장을 뛰어다니며 정화작업을 주도했다. 동네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축사의 오폐수를 막아야 지역이 산다” “아들·딸의 미래를 위해 환경을 개선 하자”고 설득했다.

오폐수의 무단 방류를 막기 위해 밤이나 새벽 출장도 가리지 않았다. 오후 9시나 11시, 오전 2시나 5시에 불쑥 찾아가 농수로를 뒤졌다. 명절 연휴에도 새벽 점검을 나갔다. 적발된 농민에게는 300만~400만원 벌금을 물리고, 보조금 제한조치도 했다. 박양래 팀장은 “밤중에 점검을 나갔다가 동네 개떼에 쫓기는가 하면 오물이 꽉 찬 하천에 빠진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주민들의 태도를 바꿔놓았다. 처음엔 “너무 자주 와 못살겠다” “왜 범죄자 취급을 하냐”며 반발했다. 하지만 점차 고질적인 악취가 사라지고 환경이 나아지면서 “우리들이 한 번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주민들은 지난해 10월에는 ‘자율환경 지킴이’를 조직해 오폐수 방류 자제와 누수 축사 개보수 작업에 앞장서고 있다.

주민 양석호(61)씨는 “도시에 사는 손자가 올 때마다 ‘냄새가 난다’며 코를 막곤 했는데, 더 이상 그런 소리를 듣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향후 하천복원 사업이 완료되고 생활폐수 정화장치까지 갖추게 되면, 왕궁이 전국 최고의 생태마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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