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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조합원 100명 해외연수 보내달라는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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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경제부문 기자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이다. 1970년대 후반엔 조합원 수가 15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UAW는 GM과 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산업 ‘빅3’의 몰락을 가속화시킨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2000년대 중후반 UAW는 자동차 회사들을 압박해 퇴직자를 위한 막대한 의료비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당시 GM은 자동차 한 대를 팔 때마다 1500달러 가량을 퇴직자 의료비 지원에 써야 했다. 가격경쟁력과 성능을 앞세운 독일·일본 자동차 회사들에 빅3가 무릎을 꿇은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지난 5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에 내놓은 올해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을 본 순간 UAW가 떠올랐다. 노조는 ▶기본금 9만6712원 인상(전년 대비 5.09% 인상)+성과급 250% 고정지급 ▶정년 퇴직자만큼 신규사원 자동 충원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심지어 연간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실시, 개인 노후연금으로 기본급의 3%를 퇴직 시까지 회사에서 지원할 것 등도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들어줄 경우 연 4000억원의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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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경영권과 인사권에 영향을 주는 내용도 있다. 투명한 경영 공개를 목표로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1명을 인정하고 이사회 의결 사항을 노조에 통보해 달라는 게 대표적이다.

물론 협상을 위한 요구안이라 추후 수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현실과 차이가 커도 너무 크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9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누적적자는 4조9000억원이 넘는다. 올 들어 수주한 선박은 단 3척에 그친다. 더 큰 문제는 조선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회사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지난달 22일 창립 44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회사 생존에 대한 직원들의 간절함에 경영자로서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단합을 호소한 바 있다.

회사가 있어야 노조도 있다. 경영 실적 악화의 모든 책임이 노조에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은 회사를 살리는 데 노조가 힘을 보태야 한다. 강성으로 유명한 UAW는 지난해 말 파업 강행을 요구하는 조합원을 설득해 GM과 피아트크라이슬러 같은 사용자 측과 4년간의 근로계약안 타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UAW의 가장 큰 설득 무기는 “고용안정성을 지키자”였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달라져야 한다.

이수기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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