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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슷한 자개 그림…표절인가 우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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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시비에 휘말린 김유선씨의 자개 그림 ‘무지개’. [사진 김유선]


‘자개 작가’로 이름난 김유선(49)씨는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고난 뒤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씨 작품 ‘무지개’와 아주 유사한 자개그림이 서울 테헤란로 갤러리 H에서 전시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1991년부터 자개를 소재로 꾸준히 작업해온 작가로서는 ‘혹시 표절 아닐까’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여 년 작품세계의 핵심을 이룬 자개를 피붙이처럼 여기며 정진해 왔던 그다. 그동안 몇 차례 나전칠기 공예가와 가구업체들이 김씨의 작품 이미지와 디자인을 도용한 사례를 보았고, 짝퉁을 봤다는 제보도 심심찮게 받아온 터였다.

김유선 “창작 침범해 소송 준비”
김영준 “내가 이 분야의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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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시비에 휘말린 김영준씨의 작품 ‘코스모스’. [사진 김유선]


김유선씨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전시장을 찾았다. ‘김영준-함께하는 새날’전에는 그가 평생 매달려온 ‘무지개’ 작업과 비슷한 작품이 걸려 있었다. 제목만 ‘코스모스’였을 뿐, 색색 자개를 잘게 잘라 끊음질로 돌리는 제작 기법까지 비슷했다. 김씨는 ‘미술작품 표절 및 저작권’에 대한 법률 자문을 받기로 했다.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다. 김씨는 “창작의 고유 영역까지 침범해 들어오는 오늘의 세태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다. 내가 나라는 걸 증명해야 하는 게 고통스럽다”고 했다.

김유선 작가의 표절 제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영준(57)씨의 의견을 들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1994년 퇴직한 뒤 자개에 흥미를 느껴 작가로 돌아섰다는 김씨는 “김유선이란 작가 이름도 모르고 작품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자신이 오히려 이 분야의 개척자라고 주장한 그는 “그렇게 비슷하다면 우연의 일치가 아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유선 작가와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미술 분야에서 일어나는 표절 시비는 그동안 당사자들끼리 분쟁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미술 분야 저작권의 사례 분석이나 전문 영역 세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댈 판례도 없고 중재나 판결을 내려줄 전문가나 기관이 없어서다. 미술계에서는 이미지와 자료가 인터넷 공간에 넘쳐나는 오늘의 상황에서 이번 사례가 하나의 시금석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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