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취재일기] 재외국민 보호와 관리에 허술한 외교부

기사 이미지

전수진
정치국제부문 기자

#. 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A씨는 지난 2013년 10월 마약 소지 및 밀반출 시도 혐의로 방콕 마약교도소에 수감됐다. A씨는 수감 직후 주태국 한국대사관 영사과 직원을 만났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을 통해 결백을 입증하겠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이후 1년11개월 동안 대사관 직원을 볼 수 없었다. 해당 직원이 면담 내용을 ‘재외 공관 영사민원 시스템’에 입력하면서 실수로 ‘처리 중’이 아닌 ‘종결’로 기재했기 때문이다. A씨는 힘들게 ‘나 홀로 재판’을 했고, 가까스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감사원이 5일 밝힌 외교부의 재외국민 보호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재외국민이 피의자가 아닌 피해를 입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2~2014년 재외국민들이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 피해를 본 사건은 총 685건이다. 이 중 현지 공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은 절반도 안 되는 303건(44%)에 불과했다. 외교부가 9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하는 재외국민 등록제도도 부실투성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재외국민 등록자는 138만여 명이다. 하지만 감사원에 따르면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 감사원은 그 사례로 2010년 이후 주알마티 총영사관 등 11곳의 재외공관 근무자 현황을 들었다. 총 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8명은 아예 재외국민으로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 등록이 된 사람 중에도 146명은 이미 귀국했거나 다른 국가로 이주를 했지만 외교부는 이를 제대로 파악해 집계하지 않았다. 외교부가 밝히는 재외국민 등록자 수 자체가 엉터리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재난 등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한 재외국민들의 비상연락망 구축은 기대조차 하기도 어렵다.
 
기사 이미지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재외국민 투표가 실시됐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실시된 재외국민 투표율은 41.4%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투표율 45.7%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처럼 투표율이 높지 않은 이유가 부실한 재외국민 관리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재외국민 투표 관리를 위해 선거관들이 현지에 파견되는데, 이들은 재외국민 등록 명부 등을 참고해 재외국민들에게 선거인 등록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외교부가 부실하게 관리하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했기에 그 효과가 제대로 나올지 의문이다.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재외국민으로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영사 서비스 일부를 제한하는 방식 등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적극적인 재외국민 관리와 보호에 나서는 것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될 것이다.

전수진 정치국제부문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