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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터널 현상'…30~50달러 속에 갇힐 듯

가파른 상승이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한 달 새 국제유가가 30% 넘게 뛰었다. 올해 초 가파른 추락 이후 급반등이었다. 일부에서는 V자형 반등을 예측하기도 했다. 마침 인도 경제가 중국과 달리 비교적 호황이어서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원유 수요를 늘려줄 것으로 기대됐다.

산유국 생산 동결 합의 어렵고, 제재 풀린 이란은 공격적 생산
셰일 유전 생산비는 45~55달러…가격 오르면 물량 즉각 쏟아내

이런 기대, 얼마 못 갔다. 3월 중순 이후 유가는 다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일 배럴당 3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3월 초 배럴당 40달러선을 넘어섰던 움직임과 확연히 다르다. 시장에서는 올 들어 나타났던 1차 반등 흐름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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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이달 17일 카타르에서 열릴 주요 산유국 회담에서 원유 생산 동결 가능성이 크지 않은 탓”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아예 회담 자체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란 탓이다. 이란은 최근 서방 경제제재에서 풀려나 공격적으로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 그 바람에 사우디아라비아가 뿔 났다. 톰슨로이터는 “사우디가 이란이 참여하지 않은 동결이나 감산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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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산유량 동결이나 감산은 유가 상승의 필수조건이다. 중국 등에서 원유수입을 늘리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 초과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요즘 남아도는 원유는 하루 140만 배럴 정도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 등의 산유량은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저유가 국면인데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기름을 최대한 뽑아내고 있다. 그 바람에 “사우디가 최근 중국 등 단골고객을 적잖이 놓치고 있다”고 톰슨로이터는 전했다.

그렇다고 합의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다. 사우디는 유가 하락으로 나라살림 꾸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산유국들도 마찬가지다. 동결 또는 감산으로 유가를 끌어올리자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1990년대에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여러 차례 생산량 동결에 합의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90년대와 다르다. 설령 산유국들이 감산 또는 동결에 합의했다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산유국끼리의 합의가 유가반등의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 핵심에 ‘셰일 유전’이 있다. 골드먼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셰일유전의 원유 생산 원가가 배럴당 45~55달러 사이”라며 “국제유가가 이 정도 선에 이르면 셰일 유전이 아주 빠르게 증산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뜻밖의 진단이다. 사우디가 석유전쟁을 시작한 2014년 11월에만 해도 셰일 유전의 평균적인 손익분기점은 지역마다 편차가 컸지만 배럴당 70달러 정도였다. 당시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시장에서 도태됐다.

하지만 살아 남은 업체들은 더 강해졌다. 블룸버그는 “유가 급락 시기에 생산원가가 낮은 셰일유전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셰일유전은 큰 장점이 있다. 바로 탁월한 증산 순발력이다. 일반 유전은 생산을 중단했다가 재개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세일 유전은 다르다. 원자재 정보회사인 플래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셰일유전은 기존 유전과 달리 유가가 오르면 즉시 생산을 재개해 원유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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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유가가 낮아 생산을 중단했지만 유가가 어느 선이 되면 바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산유국의 합의로 유가가 배럴당 최대 55달러 선에 이르면 미국산 원유가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세계은행(WB)가 지난해 하반기에 지적한 대로 미국이 원유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WB는 당시 “미국은 사우디 등 산유국의 정치적 합의와 무관하게 원유를 생산해 수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 파장은 크다. OPEC 등 산유국이 원유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사우디가 2014년 11월 석유전쟁을 시작할 때엔 전혀 예상치 못 한 일이다.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유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30~50달러 범위에서만 움직이는 터널 현상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의 본격적인 반등은 수급이 점차 균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강남규·김현예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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