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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도시’ 미단시티서 길 잃은 2조3000억 복합리조트

영종도 미단시티는 1조원을 들여 도로·신호등·가로등 등 도시 인프라를 모두 갖췄지만 6년째 유령도시로 남아있다. 최준호 기자



인천 앞바다 영종도는 한국의 마카오를 꿈꾼다. 대한민국의 관문, 11년 연속 공항서비스 세계 1위 인천공항을 품에 안고 있기에 헛된 망상은 아니다. 영종도에는 현재 3개의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영종도 동북단 미단시티에 들어설 ‘리포&시저스(LOCZ)’ 복합리조트와 인천국제공항 제1국제업무지구의 ‘파라다이스 시티’, 서쪽 을왕리 해변 인근 인천국제공항 제2국제업무지구의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그것이다. 하지만 영종도가 ‘한국의 마카오’로 떠오르기에는 갈 길이 멀다. 당장 미단시티 리포&시저스의 1대 주주인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미단시티 1호 사업은 무산 위기에 몰렸다.



갈 길 먼 ‘한국판 마카오’ 영종도

지난 1일 오후 영종도 동북단 미단시티를 찾았다. 영종대교를 건너 첫 번째로 나타나는 금산IC에서 오른쪽으로 빠져나와 서북쪽으로 곧게 뻗은 왕복 4차로 도로를 달리니 멀리 서해와 개펄이 끝없이 펼쳐진 벌판이 나타났다. 이곳은 인천시가 주도하고 인도네시아 부동산개발사 리포그룹이 참여한 ‘종합휴양 컨벤션 도시’다. 총 269만9945㎡(약 81만6000평) 면적에 왕복 4~6차로 아스팔트 도로가 격자로 시원하게 뻗어 있고, 가로수와 가로등·육교와 같은 도시 인프라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이곳은 사실상 ‘유령도시’다. 사방을 둘러봐도 길을 다니는 사람은 물론 건물 하나 찾아볼 수 없다. 미단시티가 약 1조원의 돈을 들여 지금처럼 ‘꽃단장’을 마친 지는 5년여 전인 2010년 12월이다. 외국인투자를 위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추가 투자자를 찾지 못해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유지·관리 비용만 쏟아붓고 있다. 미단시티를 내려다보는 금산 자락에 자리한 미단시티 홍보관을 찾았다. 멀리선 말끔한 푸른 유리건물로 보였지만, 다가가니 흙먼지 가득한 1층 출입문이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미단시티는 지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볼 수 있는 건물들이 공정률 최소 50%를 기록하며 한창 올라가고 있어야 한다. 2014년 2월 리포&시저스가 미단시티 내 15만8664㎡(약 4만8000평) 부지에 2조3000억원을 들여 호텔과 컨벤션센터·카지노·쇼핑시설 등을 건설하는 조건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전심사 적합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그간 리포&시저스는 110m로 돼 있는 고도제한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부지매입과 착공을 미뤄왔다. 급기야 사업 1대 주주인 리포그룹이 지난해 12월 홍콩증시에 카지노 사업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지분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부패 정책으로 세계 카지노 시장의 단골인 중국 관광객 수가 급감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사업이 무산될 일은 없다”며 “리포그룹 대신 시저스와 손을 잡을 외국인 투자자가 조만간 나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 절차가 이미 끝났기 때문에 업체만 새로 선정되면 아무리 늦어도 올해 안으로 복합리조트 건설이 착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에는 미국 인디언계 카지노그룹 모히건과 한국 KCC가 손잡은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추가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홍콩계 임페리얼 퍼시픽이 미단시티 내 16만5800㎡(약 5만 평) 부지에 2조3000억원을 들여 복합리조트를 세우겠다는 제안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인스파이어는 을왕리 쪽 제2국제업무지구 내 40만5150㎡(약 12만2600평) 부지에 2019년 말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테마파크·컨벤션센터·공연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곳은 도시 인프라를 갖춘 미단시티와 달리 허허벌판 땅만 있을 뿐이다.



그나마 ‘한국의 마카오’ 건설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은 인천국제공항 바로 옆 제1국제업무지구의 ‘파라다이스 시티’다. 1일 찾아가 본 현장은 기존 하얏트 호텔 옆으로 건설 중인 대형건물과 타워크레인들로 분주했다. 이곳은 2014년 10월 기존 하얏트 호텔 내 카지노를 이전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24만323㎡(약 7만2700평) 부지에 2019년 말까지 카지노는 물론 호텔과 컨벤션센터·테마파크·쇼핑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간 영종도에는 그림 같은 복합리조트를 세우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무산된 사례가 적지 않다. 서쪽 용유동 앞바다에 317조원을 들여 마카오 3배 크기의 레저관광도시를 세운다는 ‘에잇시티’사업, 제2국제업무지구에 1조2000억원을 들여 놀이시설과 호텔·빌라 등을 짓겠다는 MGM테마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계획들은 경기도 공무원들의 전시행정과 세계적 경기침체가 맞물려 좌초됐다고 지적한다.



경희대 복합리조트게이밍연구센터장인 서원석(호텔관광대학) 교수는 “복합리조트는 세계적 관광 트렌드이지만 그만큼 각국 간 경쟁이 극심하다”며 “영종도 복합리조트도 중국 관광객에게 치중된 시장을 다변화하고 한류 등 우리만의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합리조트를 외국 관광객에만 한정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카지노를 제외한 다른 시설에는 국내 관광객들도 즐길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진정한 리조트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종도=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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