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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주인 되는 삶 살아보기

저자: 김용규 출판사: 그책 가격: 1만3000원



제 2의 삶을 살아보려는 중년이 가장 많이 꿈꾸는 것이 아마 귀농, 즉 자연으로 돌아가는 일일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생각하며 말이다. 하지만 생각은 많이 해도 막상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을 머리에 이고 사는 중생들에게 10년간 숲에서 살고 있는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오직 내가 내 삶의 주인인 그 삶은 언제 살아보려 합니까?” 그리고 다시 말한다. “세상은 진짜 인생을 아무에게나 대충 이룰 수 있게 허락하지 않는다”라고. “절실한 염원을 품고 또 벼려서 시작해야 한다”고.



『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한때 서울에서 벤처기업 CEO로 일했던 저자는 “살아야 하는 삶이 아니라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싶었”고 자신의 진짜 삶이 숲에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숲을 공부하고, 숲에서 생각하고, 숲이 주는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왔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긴, 누구라도 두려움이 없었으랴. 그는 스승의 말씀을 이렇게 전한다. “전환을 향해 발을 내딛지 못하는 스스로가 한심했다. 결국 밥에 대한 두려움 때문임을 알아챘다. 그래서 밥을 굶어보기로 결심했다. 굶주림의 끝을 만나보기로 했다.” 스승은 그 결과를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강을 이루고 싶다면 떨어져야 한다. 떨어지지 않고 강을 이룰 수 있는 폭포수가 있더냐!”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떨어지며 자신을 박살내봐야 두려움의 본질을 간파할 수 있고, 들개로 사는 시간을 보내봐야 싸움의 기술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엎드려 통곡하는 날들을 보내봐야 더는 거짓에 속지 않을 수 있는 자신을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숲에서 터득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숲은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알게 해준다는 것이다. 삶과 죽음에서 인간은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그리고 목숨은 우리가 희망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것도.



하지만 숲은 동시에 생명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도 깨닫게 해준다. 튤립나무의 눈에서 새싹이 터져나오고, 눈 속에서 산마늘이 움을 티우며, 완벽한 공 모습으로 집을 짓는 새들의 능력은 우리 인간에게도 그 못지 않은 창조의 힘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기에.



저자는 숲을 단순한 자원의 대상이 아니라, 두려움과 고마움, 영성과 구복, 성찰과 자기 발견의 가치가 흐르는 ‘자연 학교’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숲유치원 국제세미나’에 참가한 스위스 교사의 말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 “흙을 가지고 스스로 노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단순히 흙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가 흙과 관계를 맺는 것이고, 스스로 그 흙과 만나는 것이다. 아이들은 모험을 즐기고 두려움을 만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두려움을 다루는 방법을 저절로 터득하게 된다.”



자, 이 정도면 숲으로 들어갈 용기가 생겼는지. 들어가서 나와 다른 한 몸이 내는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래도 힘들 일이 너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저자의 고백을 들려주며 글을 맺는다.



“종일 비질을 해대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픕니다. 다른 일을 할 시간을 내기도 어렵습니다. 기름을 통에 담아 지게로 져서 올려야 하는 상황도 낭만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리만치 이런 상황들이 암담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의 내면은 ‘이만하면 족하지?’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내가 또 히죽히죽 웃으며 대답합니다. ‘그래 이만하면 족하다, 족해. 패놓은 장작이 있어 다행이고, 물 데울 편리한 보일러가 있어 다행이고, 어둠 밝힐 전기가 아직 있으니 또 다행이다. 물이 얼지 않아서 다행이고, 눈이 허리까지 쌓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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