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EQ900.
제네시스·K7·모하비 인기몰이 ... 수입차 업계는 판매량 감소로 울상
기아차 ‘K7도’ 순항 중이다. 구형과 신형, 구형 하이브리드 등을 합쳐 2월에만 604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1월 판매한 1373대에 비해 무려 4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K7은 2월 기아차 전체 모델 중 판매 1위(내수 기준)에 올랐다. K7이 월간 판매 실적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 저유가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방침으로 차량 유지비와 구입비가 저렴해진 덕에 대형차의 판매 비중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시 돌아온 모하비도 화제다. 지난해 9월 기아차는 모하비 생산을 중단했다. 차세대 모하비는 6개월 만인 3월 22일 다시 시장에 돌아왔다. 유로 6 디젤 엔진과 최첨단 장비를 적용했다. 시장의 기대도 높다. 신차 출시 전 누적 계약대수가 5700대에 달했다. 예약자의 83%가 남자일 정도로 남성 운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친환경차 시장 공략도 강화

기아차, 더 뉴 모하비.
수입차 업계는 판매량 감소에 공격적인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다. 수입차 시장은 2년 연속 20%대 성장했지만 올해 들어 2월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 줄어들었다. 특히 아우디는 수입차 중에서도 메이저 업체에 속하는데도 판매량이 51.9%나 줄었다. 시장이 성숙 단계에 들어선 탓도 있지만 개별소비세 인하분 환급 거부 논란과 법인차 인정 비용 제한, 연이어 터진 사건사고도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아우디코리아 신규 등록대수는 984대였다. 국내 시장에서 아우디 월간 판매량이 10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무이자 할부’ 정책을 고수했지만 지난 2월 전년 대비 약 25% 줄어든 2196대를 팔았다. 지난해 월평균 3989대를 팔아 국내 수입차 1위를 차지한 BMW는 올 1~2월 평균 266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합리적인 가격과 탁월한 성능을 앞세웠던 독일 국민차 폴크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이미지를 구겼다. 검찰이 폭스바겐코리아를 압수수색했고,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서 징계를 내렸다. 지난 1월 리콜 계획서를 제출하며 한국 시장 관리에 나섰지만 갈 길이 멀다. 집단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국토부와 환경부도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차량을 수시로 검사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1위 BMW코리아도 연이은 악재에 고민이다. 넉 달 사이 운전 중 화재가 발생한 차량만 11대다. 독일 고성능 자동차란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연료 호스 파열이 화재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주행 중인 자동차의 엔진룸은 섭씨 600도까지 올라간다. 연료 호스에서 기름이 새어 나오니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구설에 휘말렸다. 지난해 차량 교환을 거부당한 고객이 딜러사 앞에서 차량을 파손하는 시위를 벌였다. ‘벤츠 파괴남’ 소식은 메신저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며칠 후 교환을 약속하며 사건을 무마했지만 이미 벤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퍼진 다음이었다. 최근엔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내용과 다른 제원으로 차량을 판매해 문제가 됐다. 7단 변속기 장착 모델을 판매한다고 신고했지만 실제 차량에는 9단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었다. 더 좋은 부품을 사용했지만 문제가 있다. 변경 인증 절차를 무시한 탓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수입차 업계 악재의 연속

기아차, 올 뉴 K7. / 사진:현대차제공
비용도 문제다. AS센터를 운영하는 딜러사는 부품값에 공임·AS센터 유지비를 더해 비용을 청구한다. 보통 부품값의 30~40%가 더 붙는다. 국산차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국산차 공임은 대체로 시간당 1만~2만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공임은 6만원에서 최고 7만6000원에 달한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배경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는 소비자 피해 법 제도를 강화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 마련하고 수입차 업체는 AS 센터를 확충하며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