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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정담] 강봉균 "그 양반 세계 경제 몰라"···김종인과 '할배 경제 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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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주머니, 깡돌이, 빠끔이.

한 사람의 별명이다. 경제 관료 시절 머리 회전이 빠른 데다, 난관에 봉착할 때면 생각나는 사람이라고 해 그런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4·13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원맨쇼를 보던 여권이 대항마로 생각해낸 사람이 바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다. 그런 기대답게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강 전 장관은 연일 김종인 대표와 거칠게 맞붙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선 세 살 터울인 강 위원장(73)과 김 대표(76)의 언쟁을 두고 ‘할배 경제 배틀’이란 이름까지 붙였다.

1일 둘은 또 충돌했다. 선방은 강 위원장이 날렸다.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는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양반”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김 대표가 강 위원장의 ‘한국판 양적완화’ 주장에 대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다”고 비판한 걸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다. 강 위원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미국·일본·유럽연합(EU)이 다 양적완화를 했다. 성공한 뒤에야 미국은 돈 푸는 걸 중단했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에게 전화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나라도 계속 돈을 풀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과 같은 정도의 금융정책을 해 본 일도 없다.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왜 연일 김 대표와 논쟁하는 건가.
“내가 먼저 시비를 건 적이 없다. 그 양반이 나보고 경제를 모르네, 헌법 공부를 해야 하네, 하니까 대응하는 것이다.”
김 대표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을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 내려와 있던 강 위원장을 도와줬다는 얘기도 있는데.
“1990년 전후 내가 경제기획국장을 4년 하고 KDI에서 1년간 있다가 다시 기획재정부 차관보로 돌아왔다. 당시 김 대표에게 도움 받은 건 전혀 없다.”

김 대표가 트레이드마크로 삼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강 위원장은 “헌법 119조 2항(경제민주화)은 보완책이며, 시장경제 원칙을 명시한 제1항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김 대표는 “헌법 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라’고 적혀 있는데, 이런 헌법적 가치를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며 강 위원장이 헌법도 모른다고 비판했었다.

강 위원장은 김 대표의 대기업 규제 발언에 대해서도 “한쪽을 묶어놓고 하는 건 조화가 아니다”며 “그 양반(김종인)은 대기업을 묶어놓는 규제를 해야 중소기업이 잘된다는 이상한 말을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강 위원장은 중앙일보 기자와 나눈 이 얘기를 공개적으로도 했다. 김 대표가 가만있을 리 없다. 김 대표는 전북 지역 지원유세 중에 “정부가 돈이나 풀고 금리나 내린다고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다. 세계 어느 나라도 돈 풀고 금리 내려 경제가 살아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의 ‘양적완화 발언’에 대한 반격이었다.)

강 전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때 재경부 장관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 땐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야권 인사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제야 맞는 옷을 입었다”고 평한다. 실제로 2007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었을 당시 당 지도부가 추진한 법인세 인상 등에 반대하는 바람에 “한나라당으로 가라”(김근태 의장)는 말까지 들었던 그다.

강 위원장은 친박계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도 인연이 깊다. 그는 최 전 부총리에 대해 “85년 전후로 내가 경제기획국 국장으로 있을 때 그 양반은 내 밑에서 사무관으로 일했다”며 “사람이 시원시원하니 일을 잘했다”고 말했다. 탈당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선, 80년대 후반 강 위원장이 경제기획원 차관보로 일할 때 KDI 박사로 있던 유 의원을 만났다고 한다. 유 의원이 유난히 똘똘했었다고 강 위원장은 기억했다.

새누리당은 강 위원장에게 경제 공약과 관련해 전권을 줬다. 하지만 ‘양적완화’ 논란엔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당 관계자는 “강 위원장은 99년 재경부 장관 시절 ‘400만 신용불량자 양산의 주범’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때도 시장에 돈이 돌게 하겠다고 해 지금의 양적완화 논쟁과 맥락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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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 위원장은 오불관언이다. 그는 “신용카드 정책은 내가 장관이 되기 전에 이미 다 정해졌었다”고 반박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 위원장이 “경제 공약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당신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깡돌이 선대위원장’의 서슬에 새누리당 인사들은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

박유미·현일훈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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