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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이재영 후보 부인 박정숙씨 ‘대장금’ 복장으로 누벼…김부겸 후보 부인 이유미씨 매일 집 앞 목욕탕 ‘출근’

4·13 총선엔 총 944명의 후보가 출전한다. 총선 레이스엔 944명의 배우자, 아들딸도 같이 뛴다. 선거현장에 내조(외조)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총선 내·외조 열전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한 대형마트 앞 사거리.

“허리 좀 덜 굽혀야 내가 덜 미안해지지 않노. 좀 덜 굽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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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조응천(남양주갑) 후보와 부인 윤경희씨. [사진 각 후보 사무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남양주갑) 후보가 명함을 돌리던 부인 윤경희(52)씨를 발견하고 건넨 말이다. 윤씨는 “됐어. 할 수 있어”라며 폭 20m에 이르는 계단을 남편보다 더 분주히 오가며 허리를 굽혔다.

윤씨의 마음이 다급한 까닭이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사정비서관 출신인 조 후보는 이번 총선이 첫 출마다. 인지도를 올리는 게 급선무인 상황이다. 총선 후보자 944명 중 조씨와 같은 정치 신인은 674명이다. 71.4%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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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상욱(서울 중-성동을) 후보와 부인 심은하씨. [사진 각 후보 사무실]

배우 심은하(44)씨의 남편인 새누리당 지상욱(서울 중-성동을) 후보도 그중 하나다. 단 ‘절반만 신인’이다. 총선 출마는 처음이지만 2010년 자유선진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다. 그는 당내 경선 직전인 지난달 12일 ‘지상욱 심은하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본격 선거전 때 심씨도 등판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아직 선거운동 현장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 후보는 “집사람이 가장 강력한 제 후원자이자 지지자”라며 “아내는 ‘유권자’를 만나러 나오지는 않겠지만 ‘동네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구의 버티고개역 인근 대형마트나 약수시장 등이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장을 보러 자주 다니는 곳”이라고 귀띔했다.

|더민주 손혜원 후보 남편 정건해씨
“고객에게 하던 대로 90도 폴더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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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손혜원(서울 마포을) 후보와 남편 정건해씨. [사진 각 후보 사무실]

올해 총선에 출마한 여성 후보는 100명(10.6%)이다. 더민주 손혜원(서울 마포을) 후보의 남편 정건해(71)씨에겐 ‘폴더 인사’라는 별명이 생겼다. 경로당 등을 다니며 유권자들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붙은 별명이다. 정씨는 “공인회계사를 하면서 항상 고객에게 ‘을’로 살아왔기 때문에 이렇게 몸을 굽히는 게 익숙하다”고 말했다.


|더민주 양향자 후보 남편 최용배씨
“부산 사투리 탓 새누리당으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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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양향자(광주 서을) 후보와 남편 최용배씨. [사진 각 후보 사무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 최용배(53)씨도 부인이 이번 총선에 정치 신인으로 도전한다. 더민주 후보로 광주 서을에 출마하는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그의 부인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 2월 29일 공천이 결정되자마자 광주 서구에 눌러앉았다. 최씨는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부산대를 졸업했다. “경로당에 나가 조금 길게 이야기하면 ‘당신은 새누리당이네’란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그냥 씩 웃고 맙니더.”(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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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재영(서울 강동을) 후보와 부인 박정숙씨. [사진 각 후보 사무실]

총선 후보자 중 재선을 꿈꾸는 사람은 131명(13.9%)으로, 두 번째로 많다. 서울 강동을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의 부인은 방송인 박정숙(46)씨다. 그는 드라마 ‘대장금’에서 문정왕후로 얼굴을 알렸다. 남편의 당내 경선 직전 그는 일주일간 ‘중전마마’ 차림으로 지역구를 누볐다.

박씨는 “예비후보 기간엔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명함밖에 나눠줄 수가 없어 어떤 걸 보여 드릴까 하다가 대장금 복장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새누리 김상민 후보 부인 김경란씨
“아나운서 경력 살려 스피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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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상민(수원을) 후보와 부인 김경란씨. [사진 각 후보 사무실]

같은 당 김상민(수원을) 후보의 부인은 아나운서 김경란(39)씨다. 김씨는 아나운서 경력을 살려 “남편이 스피치할 때의 발음이나 직접 작성하는 원고의 흐름, 띄어쓰기, 맞춤법 등을 함께 체크하며 돕고 있다”며 “선거운동을 위해 식단도 채소 위주의 건강식으로 바꾸고, 아침은 직접 만든 천연 발효빵과 과일로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 서청원 후보 부인 이선화씨
“노인잔치 등 남편과 따로 돌아다녀”


중진들의 배우자들도 신인 시절 못지않게 뛴다. 새누리당 서청원(화성갑·7선) 최고위원의 부인 이선화(72) 여사가 남편보다 일정이 더 늦게 끝나 새벽 1시반에 집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여사는 “의원님과는 같이 안 다니고 따로 다닌다”며 “김장행사, 노인잔치, 효도잔치, 노래교실, 봉사단체 등 갈 데가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더민주 김부겸(대구 수성갑) 후보의 부인 이유미(59)씨는 남편이 3선을 한 경기 군포를 떠나 2011년 대구로 옮겨온 이후 매일 집 앞 목욕탕으로 ‘출근’을 했다. 이씨는 “대구는 동네 목욕탕을 중심으로 공동체 비슷한 게 형성돼 있다”며 “집 앞 화랑공원에 들렀다가 체조를 같이하고 목욕탕에 들러 탕 안에서 사람들과 부닥치고 인사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아버님이 대구 분이셔서 저랑 각자 발이 불어터질 정도로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2014년 대구시장 선거 때 도왔던 둘째 딸 윤세인(29·배우)씨는 출산 때문에 지원 유세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총선엔 딸들의 돌풍도 거세다.

무소속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의 딸 유담씨는 네티즌들로부터 ‘걸그룹급 외모’라는 평가를 받으며 아버지에게 ‘국민장인’이란 별명을 안겼다.

새누리당 권혁세(분당갑) 후보의 딸 지윤씨도 아버지를 지지하는 동영상을 올렸다가 ‘얼짱’이란 평가를 받았고, 더민주 유은혜(고양병) 의원의 딸 장수임씨도 경로당을 찾아 다니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딸은 아니지만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씨는 지난 총선 때 외삼촌인 더민주 문희상(의정부갑) 의원의 선거 유세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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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 부인, 발목 다쳐 목발 짚고 지역구 챙겨

선거는 부부를 일심동체로 만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부인 최양옥 여사는 수도권 선거 지원에 나선 남편을 대신해 지역구 부산 중-영도를 챙기고 있다. 2주 전 예비 선거운동을 하다 넘어지면서 발목에 금이 갔지만 목발을 짚은 채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부인 김미경 여사는 지난달 26일 박용진(서울 강북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았다. 박 후보가 정치평론가로 TV에 출연했을 때부터 프로그램을 챙겨 봤다고 한다. 김 여사와 동명이인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부인 김미경 여사도 남편과 함께 지역구에서 매일 오전 6시30분 출근길 인사를 시작한다.

배우자가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는데도 선거전에 뛰어든 인사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지난달 31일 새누리당 김효재(서울 성북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김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김 여사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성북을 살기 좋은 보금자리로 만들기 위해 김 후보를 국회로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이보다 앞선 19일엔 김 후보의 맞상대인 더민주 기동민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가 나타났다. 기 후보는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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