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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으로] 아이들에게 일의 소중함 가르쳐…큰애 2년간 카페서 접시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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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온라인 쇼핑몰 ‘마이테레사닷컴’ 한국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빅토리아 베컴. [사진 마이테레사닷컴]

1999년 영국의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멤버 빅토리아(42)와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41)의 결혼식이 치러졌을 때 전 세계 언론은 ‘세기의 결혼식’이라고 칭했다. 디자이너 베라 왕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빅토리아 머리 위엔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2억원 상당의 티아라가 올려져 있었고 당시 결혼식 비용만 9억원으로 추산됐다. 이후 빅토리아는 브루클린·로미오·크루즈·하퍼 등 네 아이의 엄마가 됐다.

19년 만에 한국 온 ‘워킹맘’ 빅토리아 베컴

하지만 키 1m63㎝의 깡마른 체구를 가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빅토리아 베컴(이하 VB)’을 론칭하고 패션디자이너로서 또 다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달 21일 빅토리아가 19년 만에 방한했다. 독일의 하이엔드 온라인쇼핑몰 ‘마이테레사닷컴(mytheresa.com)’의 국내 론칭을 기념해 입점 브랜드 대표로서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이번 한국 방문을 계기로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공략을 시작하겠다”는 빅토리아를 만났다.
 
유명인이 패션사업을 하는 데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물론 질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 ‘시기’ 같은 단어는 신경 쓰지 않는다. 데이비드와 나는 우리를 셀레브리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 다 평범한 배경과 성장 과정을 가졌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많은 것을 이뤘다. 우리는 그것에 감사하고 또 겸손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VB 옷을 정의한다면.
“미니멀하고, 편하고, 입기 쉽고, 무엇보다 입은 사람에게 힘을 실어 주는 옷이다. 나 스스로 네 아이의 엄마로서 아침마다 일터로 나갈 때 무슨 옷을 입을까 고민하기 때문에 워킹맘의 마음을 잘 안다. 예를 들어 초기엔 몸매를 잘 드러낼 수 있는 피트 된 옷을 좋아했지만 점차 몸매를 적당히 가려 줄 수 있는 편안하고 풍성한 실루엣의 옷을 만들고 있다.”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얻나.
“여행을 많이 한다. 일상에선 내 가족과 예술작품, 음악, 만나는 사람 등 주변의 모든 것이 다 영감이 될 수 있다. 특히 매장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주 고객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입고 싶어 하고, 입고 싶어 할 것 같은 옷을 디자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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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들을 위해 빅토리아 베컴이 새로 제작한 캡슐 컬렉션. 가볍고 경쾌한 소녀풍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 마이테레사닷컴]


패션사업에 뛰어든 빅토리아는 2008년 뉴욕의 한 호텔에서 단 10벌의 옷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뉴욕 패션위크 기간 동안 시간이 비는 기자들과 바이어를 대상으로 소박하게 시작한 VB는 금세 패션계의 핫아이콘으로 떠올랐다. 2011년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받았고, 2014년에는 비비언 웨스트우드와 다이슨을 제치고 영국의 비즈니스 전문지 매니지먼트 투데이가 꼽은 ‘가장 성공한 기업가 1위’에 선정됐다. 최근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가 입고 나왔던 그의 블라우스는 완판됐다.
 
2014년에야 첫 단독 숍을 열었는데 좀 늦은 감이 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소매점을 먼저 열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 난 그 반대로 했다. 고객을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마이테레사닷컴만 해도 120여 개국 여성들이 이용한다. 디자이너로서 국제적인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디자이너로서, 사업가로서 롤 모델이 있나.
“직장 일에 열심이면서 가족까지 돌보는 모든 여성을 존경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워킹맘은 아슬아슬한 저글링을 하고 있다.”
일과 가정,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나.
“주변에서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약속을 미뤄 주고, 소화가 가능한 만큼의 일만 하게 하고(웃음). 덕분에 아이들을 매일 등교시키고, 숙제하라고 잔소리를 하고, 학교에서 하는 연극 공연에 빠진 적이 없다. 나는 운이 매우 좋다.”
남편 데이비드의 매력은 뭔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축구 경기가 끝난 직후였다. 다른 선수들은 다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지만 데이비드는 부모·여동생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여전히 그는 가족에게 열정을 다하는 아빠다. 물론 그는 잘생겼고 재능도 있다.”(며칠 전 SNS에서 5세짜리 막내딸 하퍼를 위해 인형 옷을 바느질하는 데이비드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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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 부부와 자녀들. 앞 왼쪽부터 로미오(14), 하퍼(딸?5), 크루즈(11), 브루클린(17). [사진 빅토리아 베컴 인스타그램]

단란한 베컴 가족사진은 SNS상에서 유명하다. 대부분 ‘하퍼가 마네킹 앞에서 옷을 디자인하고 있어요’ ‘브루클린은 아빠의 옷이 쿨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종종 빌려 입어요’ 등등 소소하지만 흐뭇한 내용들이다.

반면 이들 부부의 가정교육은 여러 면에서 세세하다. 큰아들 브루클린(17)을 제외한 아이들의 SNS는 비공개로 부부가 철저히 관리한다. “스스로의 말과 행동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부부의 생각이다. 또 아이들에게 수시로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건 엄마·아빠가 열심히 노력해 이뤄 낸 것”이라며 노동의 소중함을 가르친다.

실제로 큰아들 브루클린은 집 근처 카페에서 2년간 접시 닦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타인에게 말할 때는 ‘감사합니다(thank you)’ ‘해 주세요(please)’를 꼭 사용할 것을 교육하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엄마로서 스스로에게 점수를 준다면.
“열심히 노력한다는 점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겠다(웃음). 우리 아이들은 어리지만 일의 소중함을 알고 있고 예의 바르고 또 유머감각이 있다. 20년 후에도 같은 대답을 할 수 있기 위해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남편 데이비드의 점수는 몇 점일까.
“역시 10점 만점에 10점이다. 그와 나는 정말 좋은 파트너다. 내가 어디 가면 남편이, 남편이 없을 때엔 내가 아이들과 같이 지낸다. 우리 둘 중 한 명은 꼭 아이들과 함께한다. 우리에겐 아이들이 가장 우선이다.”
큰아들 브루클린이 최근 버버리 향수 광고를 통해 사진가로 데뷔했다.
“브루클린은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 한다. 눈썰미와 열정은 있지만(버버리 CEO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신선한 감각을 지녔다”고 칭찬했다) 아직 잘 모르겠다. 이제 겨우 17세니 내일 일어나면 다른 걸 하고 싶다고 할 수도 있다(웃음).”
엄마로서 바라는 아이들의 미래는.
“행복하고 건강하고 하는 일에 만족하며 책임 있게 행동하길 바란다. 좋은 사람, 친절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고 자신들이 가진 좋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또 세상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난 UNAIDS(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 일에 열심이다. 데이비드도 자선사업 활동을 많이 한다. 아이들도 이미 참여하고 있다. 로미오(14세)는 최근 런던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수익금 전액을 나와 데이비드의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언제나 인터뷰에서 ‘가족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가치관과 아시아인의 정서가 잘 맞는다. 그래서 아이들과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에 한국에 같이 못 온 게 아쉽다.”
19년 만에 한국을 찾은 소감은.
“과거나 지금이나 늘 역동적이고 아름답다. K팝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디자이너로서의 목표는.
“며칠 전 홍콩에 두 번째 단독 숍을 열었다. 내 꿈은 내 옷으로 전 세계 여성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아직 갈 길도 멀고 할 일도 많다. 최고의 엄마든, 최고의 아내든, 이왕 할 거면 정말 잘해야 한다. 최고가 되기 위해 늘 큰 꿈을 꾸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남의 옷 흉내 내면 불편, 본인이 편하게 입어야”

빅토리아 베컴은 네 아이를 가진 40대 여성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몸매와 패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만의 비법을 물었다.  

-평상시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나.  

“생선·닭고기·채소·너트류를 많이 먹는다. 단백질과 좋은 지방을 많이 먹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도 많이 마신다. 그리고 집에 있을 땐 운동을 많이 한다. 특히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놓고 운동을 하면 재미도 있고 생각도 잘 정리된다. 때로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춘다. 이른바 ‘인기 다이어트’ 같은 건 안 한다. 올바른 걸 먹고 적당히 먹어야 건강하게 날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으려면.  

“자신이 돼라. 남을 흉내 내지 마라. 남처럼 되려고 하면 불편하고 기분이 나빠진다. 나도 예전에 내가 입었던 옷을 생각하면 정말 불편했다. 그럴 필요가 없다. 본인의 모습 그대로 편하게 입으면 된다. 트렌드라고 해서 몸매에 꼭 끼는 것만 입을 필요도 없다. 자신의 장점은 부각시키고 좀 부족한 부분은 가리면 된다(그녀는 일을 할 때는 대부분 헐렁한 크기의 블라우스 셔츠를 즐겨 입는다. 마른 상체를 보완해 주고 상대적으로 하체가 날씬해 보인다고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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