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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즈의 마마리 “돈 모아 봉사? 당장 실천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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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에 세운 ‘희망고 빌리지’에서 이광희씨가 현지 여성에게 재봉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 희망의 망고나무]


‘마마리.’ 아프리카 남수단의 톤즈 마을 사람들은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64)씨를 이렇게 부른다. 현지어로 엄마라는 뜻이다. 마을 주민의 자립을 돕기 위한 국제 NGO단체 ‘희망의 망고나무(희망고)’를 설립하고 7년째 이 지역의 빈곤 퇴치를 위해 헌신하며 얻은 별명이다.

7년째 남수단 돕는 디자이너 이광희
2009년 배우 김혜자 따라간 게 계기


지난 31일 서울 남산의 이광희부티크를 찾았을 때 이씨는 톤즈 쪽과 연락을 취하느라 분주했다. “바람에 울타리가 훼손됐다네요. 빨리 손봐야 할 텐데….” 몸은 서울에 있지만 마음은 온통 톤즈에 가 있는 듯했다. 이씨는 역대 영부인을 비롯해 정·재계 사모님들과 문화계 인사들이 옷을 맡기는 국내 대표 디자이너다. 그가 아프리카 구호 활동가로 변신한 사연은 이랬다.

“2009년 배우 김혜자씨를 따라 남수단에 봉사를 갔어요. 그곳은 오랜 내전과 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였죠. ‘구석기시대가 이랬겠구나’ 할 정도였어요. 처음부터 큰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었어요. ‘두 번 다시 올일 없을 테니 뭔가 보탬이 되는 일 하나만 해 주고 가자’는 마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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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살피는 것도 그의 주요 업무다. [사진 희망의 망고나무]

식량, 의약품 같은 구호품을 일시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망고나무가 제격이었다. 척박한 지역에서 잘 자라고, 한 번 심으면 100년간 열매를 맺으며, 특히 물과 먹을 것이 부족한 건기에 수확할 수 있어 귀한 식량자원이자 소득원이 될 수 있었다. 주머니를 털어 망고나무 묘목 100그루를 심어주고 돌아왔다.

그런데 서울에 와서도 “톤즈가 눈에 밟혀” 결국 ‘희망고’를 설립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세웠고 청년들에게는 목공일을, 여성들에게는 재봉 기술을 가르쳤다. 망고나무 농사는 마을 전체의 사업이 됐다. 학교와 직업 교육장, 망고나무 묘목 농장, 급식소 등 시설을 한데 모아 복합교육문화센터 ‘희망고 빌리지’를 만들었다.

그는 1년에 30일 이상을 희망고 빌리지에 머문다. 그의 활동을 눈여겨본 주 정부가 최근 땅 10만 평을 100년간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이곳에 복합문화공간 ‘희망고 아트빌리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디자이너로서 한창일 때 구호활동가의 길로 들어선 이유가 궁금했다. 단순한 답이 돌아왔다. “내가 본 걸 어떡해요.” 평생 한센병 환자 등 어려운 이들을 돌보며 살았던 간호사 어머니와 목사 아버지의 삶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씨는 “돈을 모은 뒤 봉사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큰 돈보다는 당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게 낫다”며 “세월이 가르쳐주는 교훈이 있기 때문에 미루지 말고 당장, 지금부터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생긴다. 올 초에는 골프의 박인비 선수가 2000만원을 후원했다.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해마다 2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1일에는 가수 조영남이 ‘희망고 나눔 콘서트’를 서울 대치동 상상마당에서 열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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