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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진격의 차이나머니, 세계경제 ‘큰 짐’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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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
경제부문 기자

자원과 상품의 블랙홀이던 중국이 최근 들어서는 거대한 자석처럼 세계 기업을 끌어당기고 있다. 국적과 업종 불문이다. 반도체, 종자 및 농약, 영화제작사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차이나머니의 파상 공세다.

중국 기업의 저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는 중국 정부 전략의 일환이었다. 국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였다. 기업도 해외로 팔을 뻗는 이유가 있다. 중국 경제 둔화 속에 더 나은 수익을 찾아야 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달러화 표시 자산에 눈을 돌리게 했다.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알짜 다국적 기업을 사들여 기술과 특허권을 확보할 필요도 생겼다. 최근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부패 사냥을 피하려는 자금까지 가세하며 중국발 M&A는 과열되고 있다.

문제는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요즘 상황이 딱 그래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들어 16일까지 중국 자본이 해외 기업 사냥에 쓴 돈만 102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쏟아 부은 돈(1060억 달러)에 육박한다. 블룸버그는 중국 업체가 올 들어 미국에서 기업 쇼핑에 쓴 돈이 405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과잉 공급 해소와 국유 기업 구조조정을 골자로 한 ‘공급 측 개혁’을 추진하는 중국 당국에 차이나머니의 진격은 의도치 않았던 복병이 되고 있다. 민간 자본이 M&A에 적극 개입하는 미국식 모델까지 기대하지 않더라도 중국 국내 구조조정에 투입될 가용 자원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형국이라서다.

시장은 중국 기업의 공격적 행보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중국이 일본의 뒤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경제 호황의 끝자락이던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까지 일본은 전리품을 품에 안듯 해외 자산 구매에 흥청망청 돈을 썼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당시 일본 자본은 뉴욕 록펠러센터를 비롯한 미국 내 부동산 투자로 4000억 달러를 날렸다. 그 바람에 이후 일본 경제의 구조조정이 절실할 때 일본 자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중국도 비슷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안방보험처럼 베팅 전쟁을 벌여 승리한다 한들 환호는 잠깐에 그칠 수 있다. 대신 전투 과정에 너무 많은 피를 흘려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모두 위기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공산도 크다. 그 결과는 중국 내 구조조정에 절실한 자원의 낭비다. 20년 전 일본의 실수를 중국이 되풀이한다면 이건 악몽이다. G2(주요 2개국) 중국의 구조조정 실패는 세계 경제에 큰 짐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하현옥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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