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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고령자도 소비 늘리게…반퇴시대 정책 세밀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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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고령사회에 들어서면 경제 전체적으로 소비가 둔화된다. 소비의 감소뿐 아니라, 노후 생애의 초반에는 소비가 감소하고 후반에는 증가하는 불균등한 모습도 보인다.

은퇴 초기에는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를 줄이지만, 후반기에는 과다하게 절약한 자산에서 소비를 늘리거나 사망시 자식 세대에 대한 상속자산이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의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령사회의 소비둔화 문제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후소비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각각에 맞는 세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스톡 사회’를 ‘플로우 사회’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고령사회는 소득(flow)은 적지만 자산(stock)은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자산을 보유할 때는 원금을 지켜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해서 월급을 받을 때와는 달리 그 자산을 합리적으로 나누어 지출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산을 연금으로 전환하게 유도하면 좋다.

예를 들면 2억원을 자산으로 들고 있을 때와 이를 종신연금으로 전환해 매월 70만원을 받을 때를 비교하면 후자의 경우 소비가 생애에 걸쳐 비교적 균등하게 이뤄진다. 주택연금이 좋은 예다. 주택자산이 많고 현금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주택연금 활성화는 중요한 과제다. 이런 의미에서 주택연금에서 저가 주택보유자들에게 연금을 더 주는 최근의 정책안은 좋은 생각이다. 젊을 때 가입한 생명보험은 60세가 넘으면 실질적으로 의미가 크지 않으므로 생명보험의 유동화시장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다.

둘째, 노후 소비시장은 평균 개념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고령자들은 부가 더 양극화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노인들의 천국이라고 알려져 있고 60세 이상이 금융자산의 60%를 차지한다고들 하지만 노후파산에 처한 사람도 2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소비시장도 철저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시장과 고급 서비스 시장으로 나누어 공략해야 한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주제가 심플송을 부른 영화 ‘유스(Youth)’는 주 무대가 스위스의 고급호텔이다.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마에스트로, 영화배우 등 유명한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으로 고령자들에게 고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도 이런 부문을 육성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해외로 소비가 유출되지 않고 향후 중국의 고령자 수요도 챙길 수 있다.

셋째, 고령사회에 맞는 세제를 고민해 봐야 한다. 만일 상속세가 없다고 한다면 고령자는 자식과 손자 세대의 지출까지 감안해서 저축과 소비를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자손의 미래 지출을 위해 자신의 현재 소비를 줄인다. 상속세율이 높으면 일찍부터 증여를 통해 부를 이전하려 할 뿐 아니라 자신의 세대에서 소비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일본은 노후 세대의 자산을 당대에 손주 세대의 소비로 이어지게 하려고 손주 교육비에 대한 증여는 일정 범위에서 비과세하고 있다. 이처럼 상속세와 증여세 정책은 고령자의 자산을 어느 시점에 어떻게 배분해서 소비로 연결하느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넷째, 미래지향적인 노후 재교육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소득이 있어야 소비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소득원은 근로소득이다. 노후에 근로소득을 얻기 위한 인적자본의 재투자가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대학교육까지는 과다투자이고 노후의 교육은 과소투자다. 장수시대에 맞지 않는 시스템이므로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 노후의 인력을 공공근로 수준이나 단순 서비스직으로 보는 인식도 버려야 한다. 베이비부머들은 교육 수준이 높아 학습능력도 높다. 현재의 시니어 특성에 기반해서 미래의 시니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문화적 특징이 다른 집단을 참고해봐야 남의 다리 긁기나 마찬가지다. 지금의 40~50대를 분석하고 미래의 트렌드를 읽어서 재교육 인프라를 구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후에 대해 가드레일(guard rail)을 갖춘 나라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높이가 50㎝도 채 되지 않는 가드레일도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운전은 하늘과 땅 차이다. 노후 생존에 불안을 느끼는 사회에선 소비가 심하게 움츠려 든다. 노후에 대해 최소한의 보장을 갖춘 사회를 만드는 게 장기적으로 소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고령사회의 중요한 인프라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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