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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학 리포트] 작지만 강한 ‘뉴 아이비’ 보스턴칼리지

1~2학년 전공 구분없이 인문학 수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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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칼리지 학교 정문을 지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개슨 홀(Gasson Hall)의 전경. 학장실이 위치한 본관이자 가끔 음악회가 열리는 곳으로 보스턴칼리지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보스턴은 미국을 대표하는 교육도시다. US뉴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2015~16 미국대학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른 학교 중 보스턴에 있는 대학이 상당수다. 대표적인 학교가 하버드(2위)와 MIT(7위)다. 다음 순위가 보스턴칼리지(30위)다. 41위인 보스턴대(Boston University)와는 별개의 학교다.

 보스턴칼리지는 국내 지명도가 낮은 편이지만 미국에서는 뉴욕대·밴더빌트대와 함께 뉴 아이비(New Ivies)라 불리는 명문 학교다. 뉴 아이비란 하버드·프린스턴·MIT 등 미국 동부에 있는 전통의 명문대인 아이비리그에 필적하는 실력을 갖춘 ‘내실 있는 대학’ 25곳을 일컫는 말이다. 보스턴칼리지 한국동문회장인 김석준 에스엘티코퍼레이션 대표는 “교육도시 보스턴의 학구적인 분위기와 가톨릭 학교 특유의 귀족적인 차분함이 학교의 특징”이라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학업에 집중하려는 학생에게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저학년, 코어 커리큘럼 교양과정 거쳐야
문학·역사·철학 물론 생물·수학도 포함
가톨릭 학교 특유의 사색적인 분위기


아이비리그 필적하는 미국 30위권 대학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MIT 공동 연구도
외국인 6% 미만…미국 주류 사회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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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공부하는 화학과·경제학과 학생

보스턴칼리지는 철학과 신학 등 인문학을 중시한다. 경영학이나 법학,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도 1~2학년 때는 인문학 과목으로 구성된 코어 커리큘럼을 이수해야 한다. 코어 커리큘럼은 문학·역사·철학은 물론이고 생물학이나 수학 등 순수 자연과학 과목도 포함돼 있다. 경영학과 3학년 박성혁(24)씨는 “처음에는 전공과 무관한 과목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불만이 많았다”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코어 커리큘럼을 통해 배운 인문학적 사고방식이 다양한 학문을 받아들이는 기본 틀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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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수업은 물론 교양 수업도 거의 토론 위주다.


 화학과 2학년 황한결(20)씨는 “필수 교양과목인 코어 커리큘럼 시간에 다양한 전공의 학생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을 꼽았다. “같은 내용의 수업을 들으면서도 전공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어 재미도 있고 학업에 자극이 된다”는 것이다.

교양 과목이지만 깊이있는 내용까지 다뤄 이수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게 재학생들의 얘기다. 역사학을 전공하는 3학년 정주혜(21)씨는 “코어 커리큘럼은 이수하고 나면 한 단계 성장한 듯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지만, 막상 수업을 듣는 과정은 상당히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정씨는 “1학년 때는 니체·보들레르·존 스튜어트·밀의 책을 일주일에 500쪽 이상 읽어야 했다”고 말했다. 국제관계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하는 2학년 반주영(20)씨는 “모든 학생이 매 수업 전에 상당한 양의 논문까지 읽고 분석해 저자의 주장과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는 등 항상 준비된 자세로 수업에 임하는 분위기”라며 “토론 위주라 매일같이 책을 읽지 않으면 도저히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전공 수업을 시작하면 학업의 강도는 더 세진다. 반씨는 “전공 수업 역시 강의 방식은 거의 없고 발표와 토론이 주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마다 적게는 2편, 많게는 8편 이상의 논문을 읽고 저자의 견해를 정확하게 파악해 요약한 다음, 이에 대한 반론이나 자신만의 견해를 정리해 가야 한다”며 “나의 사고력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넓혀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씨 역시 “거의 모든 수업이 300~400쪽이 넘는 논문 내용을 기반으로 토론하며 분석하는 방식이다. 교수님은 수업의 흐름을 잡아줄 뿐, 학생의 생각이 수업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보스턴칼리지는 미국 내에서 학점을 따기 어려운 학교로 악명이 높다”며 “모든 학생이 치열하게 공부하기 때문에 약간만 준비를 소홀히 해도 뒤처지니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얘기했다.

 
학부중심 대학과 연구 대학 장점 합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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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은 경영대학원과 함께 가장 경쟁이 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보스턴칼리지는 미국 내에서 ‘작고 강한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엘렌 설리번(Ellen Sullivan) 행정처장은 “리버럴아츠칼리지의 학부 중심 시스템과 아이비리그의 연구 중심 학풍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원은 법학과 경영학 과정이 특히 우수하다. 설리번 처장은 “포브스의 조사에 따르면 보스턴칼리지의 경영대학원은 미국 내 4위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5위)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명문 리버럴아츠칼리지인 애머스트에서 교육과정 전문가를 초빙해 학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 순수 학문이 중심이다. 한국 유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전공으로 꼽히는 의대와 공대가 없다. 학부는 문리과대학(College of Arts and Sciences)·경영대학(Carroll School of Management)·교육대학(Lynch School of Education)·간호대학(Connell School of Nursing)·평생교육원(Woods College of Advancing Studies)의 5개 단과대학이 전부다. 대학원은 법학·사회복지·경영·문리·간호·신학 등 6개 과정이 있다. 한국동문회 김석준 대표는 “보스턴칼리지 학생이 하버드와 MIT 학생들과 공동 연구를 할 기회가 많다”며 “보스턴칼리지 안에서 기초·순수학문을 충분히 익힌 학생들은 공학이나 의학과 관련한 공동 연구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고 말했다.

 학교 규모가 작은 만큼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돈독하다. 정씨는 “보스턴칼리지의 모든 학생에게 상담 교수가 배정돼 있다”며 “학업의 어려움은 물론 유학 생활의 고단함이나 슬럼프 등 심리적인 부분까지 털어놓고 도움을 받는 관계”라고 말했다.

 연구에 대한 지원도 상당하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ASG(Advanced Study Grants) 제도를 운영한다. 학생이 연구 주제와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교수가 이를 검토해 20~30명을 선발해 진행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반씨는 “지난해 ‘우리나라 20대 청년의 북한에 대한 보수적 인식 확산’이라는 주제로 제출한 연구 계획서가 선정돼 2000달러를 지원받았다”며 “교수님께 조언을 받아가며 연구를 진행했고, 나중에 심포지엄에서 발표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톨릭 학교, ‘봉사하는 리더 양성’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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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스트(Bapst) 도서관의 내부 모습.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자주 꼽히는 곳이다.


김석준 대표는 “보스턴칼리지는 미국 외 출신 학생이 매우 적은 학교”라고 말했다. 정씨도 “한해에 선발하는 국제학생은 전체 선발 인원의 3% 미만”이라며 “백인 상류층 자제(White-Rich Kids)가 다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보스턴칼리지는 학교 규모가 작은 데다, 미국 주류에 속한 재학생이 대다수라 이들과 어울리며 좋은 인맥을 쌓고 미국 사회를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보스턴칼리지에서는 미국 백인 학생 외에 다른 국적과 인종을 만나기 힘들 정도”라며 “이들의 리그에 속하고 적응하려는 친화력과 적극성을 발휘해야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학교 분위기는 종교적이고 차분하다. 보스턴칼리지는 가톨릭 계열의 예수회가 설립한 학교로, 봉사 정신에 기반한 리더십을 강조한다. 반씨는 학교의 교육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과목으로 ‘개인과 사회적 책임(Person and Social Responsibility)’를 꼽았다. 그는 “이 과목 수강생들은 일주일에 10~12시간을 보스턴 인근의 사회복지 기관에서 봉사를 해야 한다”며 “봉사를 통해 수업 시간에 배운 고전 철학의 주제들이 실제 삶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보스턴칼리지의 캠퍼스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로 여러 차례 꼽혔을 만큼 아름답다. 에메랄드 빛깔의 지붕과 하얀 외벽이 조화를 이뤄 깔끔하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낸다. 이 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뱁스트(Bapst) 도서관이다.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의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1위에 오른 곳이다. 황씨는 “코어 커리큘럼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이곳에서 살다시피 했다”며 “열람실에서 공부하다 지치면 도서관 뒤의 작은 정원에서 혼자 사색에 잠긴 적이 많다”고 얘기했다.

반씨는 “보스턴칼리지의 건물은 예쁘면서도 예배당처럼 마음을 고요하고 차분하게 만들어준다”며 “사색적이고 정돈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어떤 종교를 가진 학생이든 보스턴칼리지의 학구적인 분위기와 교육 방향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맥 지도

존 케리, 피터 린치, 크리스 오도넬…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에릭남도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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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미국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 미국 국무부장관 존 케리, 터키 도우쉬그룹 회장 페리트 샤헨크, 미국 전 하원의장 토머스 필립 오닐, 전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스콧 브라운, 영화배우 크리스 오도넬,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 일진머티리얼즈 허재명 대표, 가수 에릭남.


보스턴칼리지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톨릭 대학 중 하나다. 미국에는 조지타운대·노터데임대·홀리크로스·마켓대 등 30여 곳의 가톨릭계 대학이 있으며 이 중 보스턴칼리지의 규모가 가장 크다. 종합대학이면서도 유니버시티(University)가 아닌 칼리지(College)라는 이름을 고수하는 건 1863년 개교 당시의 이름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케네디 집안과의 인연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35대 대통령인 존 F. 케네디의 할아버지가 보스턴칼리지 졸업생이다. 이후 케네디 집안은 거의 모두 보스턴칼리지 동문이다. 케네디 대통령만 예외적으로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정계에 다수의 동문이 포진해있다. 미국 국무장관인 존 케리는 보스턴칼리지 로스쿨 출신이다. 토머스 필립 오닐 전 미국 하원의장, 스콧 브라운 전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마틴 월시 보스톤 시장도 보스턴칼리지를 졸업했다.

 경제 인사로는 유명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 터키 도우쉬 그룹 회장인 페리트 샤헨크 등이 있다. 국내 재계 인사도 적지 않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 박지훈 리한그룹 대표 등이 보스턴칼리지 동문이다. 학계에는 안명희 서강대 심리학과 교수, 송세련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있다.

 유명 배우도 적지 않다. ‘배트맨과 로빈’의 주연 크리스 오도넬,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를 진행하는 코미디언 에이미 포엘러, ‘스타트렉’에 출연한 레너드 니모이 등이 동문이다. 우리나라 가수 에릭남도 보스턴칼리지 국제연구학과를 졸업했다.

 보스턴칼리지 한국동문회장인 김석준 에스엘티코퍼레이션 대표는 “보스턴칼리지는 미국의 주류 사회의 내부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라며 “종교적이고 차분한 분위기가 학생에게 안정감과 학구열을 심어주는 학교라, 학문 연구에 집중하고 싶은 유학생에게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학생이 말하는 보스턴칼리지 생활

Q 어떻게 입학했나.

A 미국 고교 내신 성적 상위 10% 이내에 속하는 학생만 선발된다. 입학처 자료에 따르면 SAT 성적은 2100~2200점(2400점 만점) 정도다. 토플 성적은 100점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지만 재학생 대다수가 110점 이상이다. 보스턴칼리지가 학구적인 역량을 크게 평가하는 학교라 교외 활동보다 학문적인 성취를 보여줄 수 있는 공식 시험 성적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대체로 한국 유학생은 SAT는 2300점 이상, 토플은 115점 이상, GPA는 만점에 가까운 게 일반적이다.

Q 장학금이나 기숙사 등 유학생을 위한 지원은.

A 1학년 때는 기숙사 생활이 의무다. 기숙사는 룸메이트와 2인 1실로 사용한다. 친구 3~5명이 돈을 모아 아파트를 빌리면 기숙사보다 저렴하게 자신의 방을 갖고 생활할 수 있어 2학년이 되면 거의 방을 얻어 나가는 추세다. 보스턴칼리지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장학금 외의 외국인 학생 학습 지원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학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따로 있는데 이때 IA(International Assistant)가 학생 각자에게 지정된다. IA가 주말마다 각국 학생을 모아 근교로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학교 정보를 세세하게 알려줘 적응을 돕는다. 학습 지원 센터도 많다. 영어 리포트나 논문을 작성한 뒤 첨삭을 받을 수 있는 라이팅 랩(Writing Lab)이나 수강하는 강좌에 대해 조교나 선배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Learning Center)를 자주 이용한다.

Q 보스턴칼리지에 잘 적응하려면.

A 적극적이고 친화적인 성향이 중요하다. 보스턴칼리지는 여러 대학평가기관으로부터 다양성(diversity)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항상 받을 정도로 거의 모든 학생이 미국 동부에 거주하는 백인이다.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 좋은 친구를 맺는다면 미국 상류 사회에 대해 배울 좋은 기회인 셈이다. 또 전공을 막론하고 코어 커리큘럼을 통해 기초 순수 학문에 대한 소양을 쌓아야 한다. 전공 외의 분야에도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학생이라면 잘 적응할 수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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