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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 도덕성, 영남 소신, 호남은 정의감 중시…보수는 추진력, 진보는 설득력 있는 리더십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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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9대 총선에서 경남 김해갑 선거구에 출마한 야당(당시 민주통합당) 신인 민홍철 후보는 여당 사무총장 출신으로 3선을 노리던 김정권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새 인물론’을 내세워 경남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야당 의원이다.

국민들이 좋아하는 정치인
새누리 지지자 국익 대변 높게 평가
더민주 지지자는 입법 활동에 점수


2014년 7월 치러진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서갑원 전 의원을 이기고 당선됐다. 그는 낡은 자전거를 타고 보좌관도 없이 홀로 지역을 누볐고, 주민들에게 “진정성 있다”는 평을 받으며 호남권의 유일한 여당 의원이 됐다.

그렇다면 오랜 기간 굳어져온 지역주의 구도는 이번 4·13 총선에서도 깨질 수 있을까. 유권자들이 정당·지역과 정치 경력 등 ‘간판’보다는 후보자의 품성과 역량·비전 등을 우선해 표를 던진다면 가능할 수 있다. 중앙일보가 실제로 경희대와 함께 전국의 성인 30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보니 시민들은 ▶인품 ▶정치 역량 ▶유권자 소통 ▶리더십 ▶정치 비전 등 정치인의 5대 매력 요소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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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매력 정치인
16대 국회까지 4선 의원을 지낸 이협 전 민주당 의원은 정치권에서 ‘청빈 정치인’으로 기억된다. 후원금을 받을 때 당원은 5만원, 시의원은 10만원 등 기준을 정하고, 이를 넘긴 후원금 2500여만원을 되돌려준 일화(2001년)가 유명하다. 19년간 13평 연탄보일러 아파트에 살다가 28평 아파트로 이사한 사실이 보도돼 화제가 됐을 정도다. 

한보 비리로 정치권에 대한 시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을 때도 그는 청렴의 정치인으로 지지를 받았다. 이번 조사에서도 시민들은 인품 중 가장 중요한 매력 요소로 청렴(24.5%)을 꼽았다. 이어 도덕성(19.2%), 책임감(17.4%) 순이었다.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분석하면 특히 강원에서 청렴을 꼽은 응답자(27.4%)가 많았다. 서울은 도덕성(20.5%)이, 충청에서는 정의감(12.1%)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다른 권역보다 많았다. 영호남 두 지역을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영남은 소신과 책임감 있는 인물을, 호남은 정의롭고 친근한 인물을 선호했다. 

예의·친근함·언변은 20·30세대가 중·장년층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불교 신자는 청렴, 기독교 신자는 근면·성실, 천주교 신자는 도덕성을 강조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 지역 이익보다 국익을 대변하는 정치인
시민들은 정치 역량 측면에서 매력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활발한 입법 활동’(15.5%)과 ‘국익 전체의 대변’(15.1%)을 꼽았다. 국익을 위해 입법 활동 등 소명을 다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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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저조한 입법 활동으로 최악의 식물 국회라는 불명예를 얻은 19대 국회에 대한 실망감으로 ‘일하는 정치인’을 원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19대 국회는 현재까지 의안 1만8652건 중 8343건만 처리해 처리율이 44.7%에 불과하다. 이대로 임기를 마치면 1만309건이 자동 폐기된다. 처리율도 17대(60%)와 18대(56%)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경기·인천권 시민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정책에 관한 전문지식을 가진 인물(13.5%)을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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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권은 국가의 이익 대변(14.8%)보다 지역의 이익 대변(17.1%)에 비중을 더 두는 응답이 나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강원도의 경우 ‘다른 시·도에 비해 낙후됐다’는 유권자의 정서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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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지자는 가장 중요한 정치 역량 요소로 국익 대변(1위)과 활발한 입법 활동(2위)을 꼽은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활발한 입법 활동(1위)과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공헌(2위)을 꼽았다. 정의당 지지자들은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공헌을 1위로 꼽았다.

 
| 감정 헤아리는 '공감'의 정치인
‘소통’ 에서 시민이 꼽은 매력 요소 1, 2위는 ‘정책에 유권자 의견을 반영’(36.2%)하고 ‘유권자 감정을 이해’(34.1%)하는 것이었다. ‘정치 비전’ 에서는 ‘사회 갈등 해결’(23.2%)과 ‘지향해야 할 사회상 제시’(23%)가 1, 2위였다. 당장의 문제나 갈등을 해결하는 정치적 능력도 중요하지만 유권자들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미래 희망을 제시하는 등의 공감 능력도 필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주영(새누리당 의원)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월호 참사 당시 136일간 진도에 머무르며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깎지 못한 머리와 수염이 덥수룩했다. “사고의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며 유가족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이 전 장관의 진정성은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손학규 전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도전하면서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세계 최장 수준의 근로시간에 저녁을 잃은 샐러리맨들에게 그의 슬로건은 희망적인 비전으로 다가왔다.

이택광(문화평론가) 경희대 교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침체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읽고 ‘강한 미국’이란 지향점을 제시한 것처럼 매력 정치인은 시민의 감정에 공감하며 이를 바탕으로 희망적인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은 정책에 유권자 의견을 반영(38.3%)해야 한다는 응답이, 강원은 유권자 감정을 이해(36.8%)해야 한다는 응답이 특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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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은 소통 방식에 있어서 유권자와의 직간접적 만남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접촉’을 요구한 응답은 20대(14.1%)와 30대(15.2%)가 50대(12.8%)보다 많았다. ‘유권자 행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도 20대(11%)와 30대(10.2%)에서 많이 나왔다.


| 선호하는 리더십 유형
시민들이 생각하는 정치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추진력’(23.6%)과 ‘포용력’(22.1%), ‘상황 판단과 대처 역량’(18.2%)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우선순위에 차이가 났다. 영남·충청은 포용력을 높게 평가한 반면 호남·강원은 상황 판단과 대처 능력을 우선했다. 서울은 ‘카리스마’(10%)가 중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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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간에도 추구하는 리더십의 차이가 나타났다. 추진력은 보수(25.2%)가 진보(21.8%)보다 중요하게 보는 반면 상황 판단과 대처 능력은 보수(16.9%)보다 진보(19.2%)에서 더 중요하게 여겼다. 

새누리당 지지자는 추진력(27.2%)을 중시하지만 설득력(12.3%)은 다른 정당 지지자에 비해 낮게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 지지자는 설득력(16.6%)을 높게 평가하고 추진력(21.2%)은 새누리당 지지자에 비해 덜 중요하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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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민생 해결 답은 현장에 있는데…정치인은 선거 때만 가”
[본지·경희대 3061명 조사] 매력 정치인 3대 키워드 '품격·공감·국익'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기존 정치 체제를 유권자들이 심판하려면 그 사람이 가진 매력과 비전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며 “그래야 진영 논리가 아닌 콘텐트 중심 경쟁으로 정치의 대결 구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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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천인성·윤석만·남윤서·노진호·백민경 기자, 김다혜(고려대 영문학과4) guchi@joongang.co.kr
◆경희대 연구팀=정진영(부총장) ·정종필(미래문명원장)·윤성이(정치외교학)·이문재(후마니타스칼리지)·이택광(문화평론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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