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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경자, 위작 주장 번복” 허위 보고한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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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1924~2015) 화백의 미인도(사진) 진위 논란과 관련해 국립현대미술관이 국회에 거짓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미술관은 문제의 미인도를 소장하고 있다.

국회 보고서 일부 거짓으로 확인
유족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지난해 11월 이 미술관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에게 제출한 ‘미인도 위작 논란 경과보고서’에는 ‘(1991년 당시) 현대미술관 유모·박모 실장 등이 작가를 방문해 위작 주장이 착오에 의한 것이었다는 내용을 청취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하지만 보고서에 언급된 박씨(전 학예관)는 28일 중앙일보에 “미인도와 관련해 작가를 찾아간 적이 없고, 그런 말도 못 들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 작성 당시에 미술관 측에서 나에게 관련 사실에 대해 물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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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술관은 보고서에서 ‘1990년 1월에 출간된 화집(『한국근대회화선집11』, 금성출판사) 편집 과정에 천 화백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위작 논란 시작 1년 전에 출간된 이 화집에는 문제의 미인도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천 화백이 편집 과정에 참여했다면 그가 당시에는 진품으로 여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박씨는 “화집의 천경자편 글을 내가 썼다. 미인도 사진은 미술관에서 출판사에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의 금성 출판사 편집자는 최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천 화백이 화집 편집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보고서에는 또 ‘모 방송사에서 미술관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감정을 통해 진품임을 확인해 발표했다고 보도했으나 발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제한 뒤 ‘다만 천 화백이 제출한 안료의 주성분(호분)과 전문가에 의한 미인도 안료 분석에서 확인된 주성분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국과수가 1991년 이 미술관에 보낸 공문에는 ‘시료가 부족해 감정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또 본지가 입수한 당시 KIST의 공문에도 ‘안료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안료검사만으로는 진위 파악이 어렵다’고 기록돼 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현대미술관 학예실 간부는 “과거 기록들을 연대순으로 작성하면서 사실 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위작 여부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하면서 과거의 진품 판정 근거들 중 사실이 아닌 것들을 찾아냈으나 아직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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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천경자 화백 차녀 친자확인소송 제기

천 화백의 둘째 딸 김정희씨의 소송대리인인 배금자 변호사에 따르면 천 화백 유족들은 미술관과 관련자들을 허위공문서 작성,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배 변호사는 “현대미술관이 이미 허위로 판명된 내용들을 마치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국회에서의 진실 규명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8일 현대미술관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진실을 그대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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