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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에서 춤추며 여성에게 추근대던 형제는 어떻게 테러범이 되었나

 
현란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 담배를 손에 든 채 여성에게 추근대는 두 남자. 영상 속 모습만으론 이들이 불과 9개월 뒤 130명을 살해한 테러범이란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미국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간) 파리·브뤼셀 연쇄 테러 주범인 이브라힘·살라 압데슬람 형제의 과거 모습과 친구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CNN 유튜브 채널]

이 동영상을 제공하고 인터뷰에 응한 건 압데슬람 형제와 친하게 지냈던 벨기에 브뤼셀 몰렌베이크의 두 친구였다. 카림과 라키드라는 가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2015년 2월 8일 브뤼셀 루이스가(街)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촬영한 영상을 CNN에 제공했다. 영상 속에서 이브라힘은 손에 담배를 든 채 한 금발 여성에게 추근대고 있다. 동생 살라 역시 주황색 트레이닝복 차림에 프랑스 래퍼 라크림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이들 형제는 그 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총기를 난사해 130명을 숨지게 했다. 형 이브라힘은 폭탄조끼를 터뜨려 그 자리에서 숨졌고 동생 살라는 4개월 간 도피하다 지난주 브뤼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카림과 라키드가 기억하는 형제는 술과 담배를 피우고 카드게임을 하며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보길 좋아하던 평범한 젊은이들이었다. 이브라힘이 좀 더 진중한 편이었지만 극단적인 테러리즘에 빠질 인물은 아니었다는 게 이들의 증언이다.

형제가 변하기 시작한 건 이 영상이 찍힌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카림은 “얼마 후부터 이브라힘이 종교에 심취하기 시작했고 금요일마다 모스크에서 가서 기도를 올렸다”고 기억했다. 그는 “아마도 형제들이 조금씩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지기 시작한 것 같다”며 “15살에 불과한 친척 중 한 명도 시리아로 가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하려 했던 것을 보면 얼마나 급속히 극단주의에 물드는 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카림과 라키드는 파리 테러에 연루돼 수배된 무함마드 아브리니도 함께 어울리던 친구였다고 털어놨다. 아브리니는 파리 테러 당일 살라를 차에 태우고 프랑스와 벨기에를 오간 인물이다. 아브리니 역시 압데슬람 형제가 운영하던 카페에 자주 찾아와 술을 마시거나 카드 게임을 즐기곤 했다고 기억했다.

카림은 평범하던 형제가 잔악 무도한 테러리스트로 변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테러 당시 (압데슬람 형제가) 약에 취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림과 라키드는 파리·브뤼셀 연쇄 테러 이후 삶이 바뀌어 버렸다고 걱정했다. 이들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젊은 무슬림들에게 IS의 손길이 뻗쳐오고 있다”며 “이젠 지하철에서 산산조각 나 죽는 걱정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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