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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환자 약물 과다 숨지게 한 정신병원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A군(15)은 지난해 2월 27일 서울의 한 정신과의원에 입원했다. 중학교 입학 때부터 시달려왔던 품행 장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품행 장애는 상대방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정신 질환 중 하나다. A군은 이 때문에 중학교도 중퇴했다. 이후 검정고시를 치러 중졸 자격을 얻은 뒤 고교 입시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입원한 지 8일 만인 3월 6일 숨을 거두면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를 토대로 A군이 여러 약물을 동시에 투약해 급성 심정지가 일어나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정신과 의사와 간호사·간호조무사·보호사 등 모두 8명이 연루된 의료 사고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품행 장애 질환을 앓는 A군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중랑구의 모 정신과의원 B(56) 원장 등 관련자들을 지난해 말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북부지검에서 추가로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B원장은 A군에게 진정 효과가 강한 항정신병약물인 클로르프로마진을 과도하게 투약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병원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3명은 의사의 지시를 받지 않고 약물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 투여 때마다 의사 지시를 받아야 하는데 의사가 퇴근한 후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임의로 투약하는 행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보호사 C씨(35) 등 4명은 치료 범위를 넘어서 부당하게 A군을 강박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보호사들은 진료 차트 기록과 달리 A군을 12시간 동안 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검 결과 A군의 엉덩이에는 욕창까지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한 자세로 묶여 있었다는 의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마치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서 이병헌(안상구 역)이 정신병원에 오래 감금된 것처럼 현실에서도 그 같은 일이 일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 조사에서 B원장은 “적정한 투여량을 벗어나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클로르프로마진=조현증 등의 정신병적 증상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항정신병약물. 강한 진정 효과를 나타내지만 적정량 이상이 투여되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부정맥(불규칙적인 맥박)으로 인한 심장마비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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