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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릴레이] ⑪ 임정식이 노진성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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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식 셰프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편이 연내 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두 손 들고 환영할 기분은 아니다. 이젠 나 말고도 한국에서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줄줄이 탄생하겠지. 게다가 뉴욕 ‘정식’(JUNGSIK)이 이미 2스타인 상황에서 서울 ‘정식당’(청담동)이 별을 몇 개나 받을지 긴장되지 않을 수 없다.

2011년 ‘뉴코리안’이라는 콘셉트로 뉴욕의 ‘정식’을 열었을 때, 미쉐린 별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당시에도 뉴욕에 한식당은 많았지만 파인다이닝(fine dining)으로 풀어낸 곳은 없었다. 막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때였고, 새로운 미식을 갈구하는 뉴요커들 특성상 한식을 세련되게 풀어내면 통할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당시 베팅은 성공했다. 뉴욕점이 2014년부터 2년 연속 미쉐린 2스타를 받은 덕에 서울 정식당도 관심을 모았고 이제껏 버틸 수 있었다. 그렇다고 내 목표가 한식 그 자체는 아니다. ‘뉴코리안’이란 게 당시에 없던 콘셉트여서 성공한 것이고 지금도 나의 관심사는 늘 새로운 것을 향한다. 요즘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제대로 된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직접 기른 작물로 요리해 내놓는 것)’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는 구상에 빠져 있다.

미쉐린 별이 이러니 저러니 해도 기본적으로 나 역시 맛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생각하는 소비자 중 한 명이다. 서울의 거의 모든 레스토랑을 다니며 맛을 탐하는 게 내 취미다. 이충후 셰프의 ‘제로 컴플렉스’(서래마을)엔 두 번 가봤는데, 갈 때마다 감탄했다. 자기만의 색깔, 아티스트적인 기질이 있다. 젊은 친구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중앙일보 3월 14일자 22면 셰프릴레이 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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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닝 인 스페이스의 ‘당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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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성 셰프

또 반한 곳이 창덕궁 옆 아라리오 뮤지엄(옛 ‘공간’ 건축사무소 사옥) 5층의 프렌치 레스토랑 ‘다이닝 인 스페이스’다. 입소문 듣고 처음 아내와 갔을 때 아내가 간만에 칭찬한 곳이기도 했다. 총 26석의 아담한 공간에서 노진성 셰프의 정갈하고 섬세한 음식들을 만끽했다.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흥에 겨워 홍대입구의 집까지 걸어간 기억이 난다.

나중에 친해져서 그의 북촌 자취집에서 열린 송년 파티에 갔는데, 들어서는 순간 ‘예사로운 감성이 아니구나’ 했다. 마당이 있는 작은 한옥집 구석구석에 손때 묻은 목가구와 갤러리에서 사들인 대형 회화들이 빼곡했다. 그의 요리에 묻어 나오는 예술적 감성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

순한 눈매 뒤엔 독한 근성이 있다. 한창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던 서른 살 즈음, 돌연 프랑스로 요리 연수를 떠났다. 늦깎이 스타주(실습·연수를 뜻하는 프랑스어)를 하느라 고생이 적지 않았을 텐데 1년 반 동안 식당 4곳에서 착실히 연마하고 돌아왔다. 특히 퀴송(cuisson·익히거나 굽는 것을 뜻하는 프랑스어)에 탁월해 평범한 당근도 마술 같은 단맛을 내게 한다. 한눈팔지 않고 요리만 생각하는 그 모습이 정직하게 보인다. 강직하게 단정한 그의 음식처럼.

정리=강혜란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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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