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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가방 무겁거나 한쪽 어깨로 메면 척추 휘어 성장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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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해치지 않게 가방 메는 법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가방과 동행한다. 초등학교 입학 후 10년 넘게 책가방을 멘다. 가방을 어떻게 들고 메느냐는 바로 몸 건강과 직결된다. 사소해 보이는 자세 하나가 성장을 방해하고 체형을 망가뜨린다. 길병원 정형외과 최은석 교수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방을 잘못 메면 근골격계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한다”며 “근육·인대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허리·어깨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가방을 건강하게 메는 법을 알아본다.


몸무게 50㎏의 박상희(15·여·인천시 남동대로) 학생 별명은 ‘패션 피플’. 그는 등하교 때 백팩(양 어깨에 메는 가방)을 오른쪽 어깨에만 걸치고 다녔다. 책·노트·물병·화장품 등을 가득 넣은 백팩 무게는 8~9㎏. 최근 어깨·목·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정형외과를 찾아가 X선을 촬영해 보니 경추(목뼈·C자형)와 요추(허리뼈·역C자형) 모양이 정상보다 더 심하게 휘어 있었다.

한쪽 어깨로만 메면 척추 17도 휘어

건강한 척추는 옆에서 볼 때 S자 모양이다. 경추(목)에서 C자형(전만)으로, 요추(허리)에서 역C자형(후만)으로 곡선을 이룬다. 직립보행에 최적화된 구조다. 최 교수는 “가방을 잘못 메는 습관이 오래되면 척추가 1자형 또는 굴곡이 더 심한 S자형으로 변할 수 있다”며 “이때 척추에 가해지는 힘이 커져 거북목증후군·근막통증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쪽 어깨에만 가방을 메는 습관은 척추 건강에 ‘독’이다. 가방 무게를 버티기 위해 어깨가 가방을 밀어 올리면서 어깨가 올라갈 수 있다. 최 교수는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면 양쪽으로 멨을 때보다 척추에 통증이 더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흉부가 가방의 메지 않은 쪽으로 휘면서다. 최 교수는 “백팩을 양쪽으로 멜 때보다 한쪽 어깨로만 멜 때 척추가 약 17도가량 좌우로 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방 끈, 최대한 몸에 밀착하게 짧게 해야

가방 끈 길이는 몸과 가방 사이의 거리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이용택 교수는 “가방 끈 길이는 몸과 가방이 한 몸처럼 밀착하는 수준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가령 백팩 끈이 길면 무게중심이 뒤로 쏠린다. 이 때문에 배가 앞으로, 가슴이 뒤로, 목이 앞으로 쏠린다. 이 자세가 오래되면 거북목증후군을 유발한다.

2011년 충남대체육과학연구소 오정환(체육교육과 교수) 소장은 보행동작 시 가방(백팩) 끈 길이와 보행동작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중학교 2학년생 10명을 대상으로 가방(10㎏) 끈 길이를 달리 메도록 한 후 보폭을 관찰했다. 그랬더니 가방 밑바닥이 옆구리 장골능선 높이와 같은 실험군은 걸음당 평균 44.6㎝를 걸었다.

반면에 가방 끈을 길게 해 가방 밑바닥이 옆구리 장골능선 밑 20㎝까지 내려온 실험군은 걸음당 보폭이 41.1㎝에 불과했다. 오른발 뒤꿈치가 바닥에 닿을 때부터 왼발 앞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지는 때까지 시간도 차이가 났다. 가방 끈이 짧은 경우 0.15초, 긴 경우 0.16초가 걸렸다. 상체가 숙여진 각도도 가방 끈이 긴 경우가 컸다.

백팩의 양쪽 끈 길이가 다르거나 핸드백의 끈을 너무 길게 늘어뜨리면 어깨 한쪽이 계속 부담을 느낀다. 무게를 받치려는 힘 때문에 어깨 높이가 비대칭을 이루기 쉽다. 이 교수는 “등을 약간 숙였을 때 백팩의 무게중심이 브래지어 라인(흉추 7~9번)과 허리띠(요추 4~5번) 사이에 머무를 때 가장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가슴·허리 벨트가 있는 백팩은 벨트가 없는 것보다 몸과 더 잘 밀착한다. 숄더백·크로스백처럼 한쪽 어깨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가방은 양 어깨를 번갈아 가며 메는 것이 좋다. 어깨 한쪽에 무게가 다 쏠리는 숄더백보다는 교차해서 메는 크로스백이 가방 무게를 분산해 부담을 줄인다. 최 교수는 “척추 건강을 고려하면 백팩·크로스백·숄더백 순으로 권장된다”고 말했다.

가방 무게, 몸무게 15% 넘지 말아야

18세 미만 청소년 30~50%는 허리 통증을 한 번씩 겪는다(2006년 미국소아정형외과학회지). 무거운 가방이 큰 원인이다. 최 교수는 “미국·캐나다 소아학회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권장하는 백팩의 적정 무게는 몸무게의 10~15% 미만”이라고 말했다. 몸무게가 50㎏이면 가방 무게는 7.5㎏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중학생은 평균 7~13㎏의 가방을 메거나 들고 다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탈리아에선 어린이가 체중의 22%나 되는 가방을 멘다는 통계(2004)도 있다.

무거운 가방을 오래 메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까. 정형외과 국제학술지 ‘스파인(Spine, 2009)’에는 백팩을 멘 어린이의 척추상태를 비교한 연구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9~13세 어린이 8명에게 4㎏·8㎏·12㎏의 가방을 메고 선 후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를 실시했다. 그랬더니 가방이 무거울수록 디스크(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있는 물렁물렁한 조직)가 더 납작하게 눌렸다.

가방 무거울수록 허리 통증도 심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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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척추가 얼마나 좌우로 휘는지도 관찰했다. 척추가 휜 정도를 측정하는 콥 각도(Cobb angle)를 비교했다. 이 각도가 0~10도이면 정상, 10~15도이면 척추측만증 초기 단계다. 실험 참가자는 8㎏짜리 가방을 멜 때 콥 각도가 이미 10도를 넘어섰다.

가방이 무거울수록 허리 통증도 심했다. 실험에 참가한 어린이의 통증지수(0~10점)를 측정했더니 4㎏을 멘 아이는 1점에 불과한 반면 12㎏을 멘 아이는 4점이었다. 최 교수는 “백팩 무게가 몸무게의 15%면 백팩을 메지 않을 때보다 허리에 힘이 27% 더 가해지고, 몸무게의 30%면 허리에 힘이 27%의 두 배(54%)를 넘는 64%나 가해진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는 체형이 틀어지거나 무게에 눌리는 부위는 기혈 및 림프순환이 원활하지 않다고 본다. 지방이 분해되지 않게 해 군살이 찌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고운 교수는 “가령 거북목증후군은 등·팔 부위의 기혈 및 림프 순환 기능을 떨어뜨려 노폐물·지방이 잘 쌓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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