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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언에 들썩이는 국내 핵무장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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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선거 경선의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의 핵무장 용인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자 국내 핵무장론자들이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허용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어느 순간이 되면 우리가 얘기를 해봐야 할 부분”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미국이 현재와 같은 유약한 길(path of weakness)을 걷는다면 그들(한·일)은 내가 얘기를 하든 말든 그것(핵무기)를 어쨌거나 갖길 원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안도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일 핵무장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또 한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을 더 부담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 핵무장 필요성을 앞장서 주장해온 이들은 학계를 중심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이지만 선거에선 가능하다”며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경선 후보가 지금까지 미국 행정부와는 180도 다른 입장을 취했다는 점을 냉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트럼프 후보가 핵무장 용인 가능성과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한 상황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 중 하나의 옵션으로서 독자적 핵무장에 대한 진지하고 면밀한 검토를 회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핵우산에만 의존하는 대신 독자적 핵무장론을 검토해 북한에 대한 한국의 협상력을 높여야 하며, 미국 대선 경선 유력 후보가 이런 얘기를 꺼낸 시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정 실장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내 학계를 중심으로 한국 핵무장 용인론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지금이야말로 한국 핵무장론 논의에 불을 지필 적기”라고 말했다.

정 실장이 든 미국 내 한국 핵무장 용인론 목소리 중 하나는 지난해 말 찰스 퍼거슨 미국 과학자협회장이 낸 비공개 보고서다. 퍼거슨 회장은 이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한국이 핵무장에 나설 경우 국제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1998년 핵실험을 강행한 인도 사례를 보면 (국제) 제재는 오래 가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밀실에서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퍼거슨 회장은 한국의 월성원전의 사용후 핵연료시설에 4천330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2만6천㎏(2014년 말 기준)의 원자로 급 플루토늄이 보관돼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트럼프의 논리는 미국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며 “한국의 국익을 계산해 나온 깊이 있는 얘기라면 매력이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해 북핵을 억제하고 중국에게 압력을 가하겠다는 고도의 외교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게 아니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트럼프의 얘기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핵무장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이 미국의 안보 전략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온 트럼프 후보는 지난 21일에도 “한국은 매우 부유한 산업국가인데 우리가 (한국에 투자)하는 만큼 공평하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끊임없이 군함과 항공기를 보내고 기동훈련을 하지만 돌려 받는 것은 전체 비용의 극히 일부(a fraction)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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