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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해변 리조트에서 힐링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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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바솜은 200가지 이상의 요법과 건강 관련 활동을 제공하며 자격증을 소지한 테라피스트 70명과 70개의 처치실을 갖추고 있다.

땀이 비 오듯 흐른다. 내 옆엔 완벽한 체형의 20대 후반 스웨던 여성과 역시 몸매가 좋은 중년의 호주 여성이 있다. 두 사람 다 나와는 딴판이다. 태국 후아힌 해변의 호화 건강 리조트 치바솜에서 이른 아침부터 우리를 훈련시키는 트레이너는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지닌 태국 남성 몽콜이다. 그는 거의 1시간 동안 우리에게 달리기와 점프, 제자리 뛰기를 시킨다. 사정 봐주지 않고 쉴새 없이 몰아붙인다.

치바솜에서 이렇게 힘들게 첫 번째 아침 운동을 하던 중 새삼 깨달은 게 있다. 난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 웅크리고 앉아 지내는 과체중의 중년 유럽인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운동하는 내내 숨이 찼으며 동작은 어색하고 어설펐다. 내 자신이 바람직한 인간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난 스스로를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 몽콜은 이런 나의 결심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그저 미소 띤 얼굴로 팔굽혀펴기를 15회 더 하라고 했다.

21년 전 나처럼 몸매가 망가진 서양인이 심신의 치유를 위해 치바솜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치바솜은 태국의 정치인이자 부유한 사업가인 분추 로자나스테인이 1995년 영국 건강 리조트 챔프니스에서 영감을 얻어 개업했다. 그는 당초 이 스파를 태국인을 위한 요양소로 계획했다. 하지만 유럽인 고객이 많이 찾아왔다. 그들은 맛있고 칼로리가 낮은 태국 음식과 피트니스 강사들이 지도하는 운동 프로그램, 유명한 태국식 마사지를 즐겼다.

면적 2만8000㎡의 이 리조트는 방콕에서 185㎞ 남쪽에 있는 태국만에 자리 잡았다. 58개의 객실을 갖춘 건강 리조트로 해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며 태국식 건축물 안에 스파와 레스토랑 등이 있다. 치바솜은 200가지 이상의 요법과 건강 관련 활동을 제공하며 자격증을 소지한 테라피스트 70명과 70개의 처치실을 갖췄다.

난 재충전이 필요했다. 지난 25년 동안 헬스클럽에서 규칙적으로 운동했지만 맛있는 음식과 와인의 유혹을 뿌리치진 못했다. 헬스클럽에서 하는 운동만으로 젊은 시절처럼 날씬한 몸을 유지할 순 없었다. 뚱뚱해지는 걸 간신히 면한 정도다.

태국으로 출발하기 전 내 건강과 식습관, 스트레스 수준에 관한 긴 설문지를 작성했다. 치바솜에 도착하자마자 칸니카르라는 상냥한 여성이 상담을 통해 내 건강상태를 평가했다. 우리는 함께 일주일 간의 프로그램을 짰다. 건강에 좋은 식사와 강도 높은 운동, 명상이 포함됐다. 칸니카르는 이 프로그램이 내게 더 균형 잡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거라고 알려줬다. 정말 반가운 말이었다.

이렇게 해서 고통과 기쁨이 교차하는 일주일이 시작됐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라임즙을 넣은 뜨거운 물 한 컵을 마셨다. 그러고 나서 1시간 동안 운동한 뒤 아침을 먹고 또 운동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저칼로리 점심 식사를 하고 또 다시 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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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엔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사우나에서 1시간 동안 몸을 풀고 나면 녹초가 됐다. 간신히 힘을 내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국제적인 메뉴를 갖춘 ‘에메랄드’ 레스토랑이나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태국식 레스토랑 ‘테이스트 오브 시암’을 이용했다. 모든 메뉴에 칼로리와 탄수화물·지방 함량이 표시돼 있었다. 당연히 모든 음식이 저칼로리였다.

그 주의 중간쯤 다시 상담을 받았다. 이번엔 미국에서 공부한 자연요법 의사가 나를 면담했다. 그는 중국 한의학과 서양 현대의학을 혼합한 요법을 썼다. 내가 치바솜을 떠난 뒤에도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날 독려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그가 말했다. 그는 내게 건강에 해로운 ‘산성 식품(acid-forming foods)’ 목록을 보여줬다. 소고기·돼지고기·양고기·팝콘·알코올 음료·커피·인공감미료·케첩 등이었다. 유감스럽게도 거의 다 내가 좋아하는 식품이다.

그 다음 그는 몸에 좋은 ‘알칼리성 식품(alkalizing foods)’ 목록을 알려줬다. 채소·과일·칡꽃·허브티 등이었다. 몸에 나쁜 음식을 멀리하고 건강식품 위주로 식사하려면 대단한 의지가 필요할 뿐 아니라 생활방식을 완전히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치바솜에서 보낸 일주일은 내게 그것이 바른 길이라는 확신을 줬다. 햄버거와 감자칩, 초콜릿의 유혹이 심하겠지만 체중감량이란 결과는 그것을 참고 이겨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4일째 되던 날 생활방식을 바꿔야겠다는 의지가 솟구쳐 명상 수업에도 참가했다. 난 명상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그 수업에서 오랫동안 감춰졌던 내면의 고요를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일주일이 끝날 때쯤 마지막 상담을 받으면서 치바솜의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길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운동과 식이요법, 명상 덕분에 체중이 4.5㎏ 빠지고 혈압이 25포인트 내려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치바솜에서 짜준 건강과 운동 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 하지만 바깥 세상엔 유혹이 많고 인간의 의지는 나약하다. 과연 잘 견뎌낼 수 있을까? 그러기를 바란다.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다시 치바솜에 가서 각오를 새롭게 다질 생각이다.

그레이엄 보인튼 뉴스위크 기자
[이 여행은 영국의 건강 투어 전문 여행사 ‘힐링 홀리데이즈(Healing Holidays)’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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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