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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유가는 배럴당 60~70달러”


국제원유 가격이 꿈틀거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어느덧 배럴당 4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기름값이 바닥을 찍은 것인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이반 마르틴(사진) 에너지부문 대표와 e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셰일 에너지 탄생기에 “셰일 혁명이 에너지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던 이 분야 전문가다.


-국제원유 가격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까.“단기적인 시장 가격은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 이런 때 좀 더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봐야 한다. 배럴당 30달러대에선 원유 개발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으로 4년 정도 뒤인 2020년까지 원유 소비 증가분의 15%만이 새로 개발될 수 있다.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저유가 시대 정유산업은 어떨까.“BCG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저유가 국면이 12~18개월 정도 더 이어지면 미국 등의 정유회사들도 궁지에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 시설 가동을 중단하거나 일부 회사는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땐 원유 생산과는 무관하게 공급차질이 발생한다.”


-원유 가격이 어느 선에서 움직일까.“원유의 생산 원가와 소비 전망을 기준으로 수요와 공급을 살펴보면 가격이 적어도 배럴당 60~70달러는 돼야 원유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


-적정 가격에 비춰보면 현재 원유 가격은 30% 이상 낮게 형성되고 있다. 석유 산업엔 죽음의 계곡이다. 미국 군소 채굴업체가 파산하는 등 여기저기서 경련이 일어나고 있다. 에너지 업계의 위기가 금융 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우선 은행이 셰일 에너지 회사들에 꿔준 돈이 문제다. 내가 보기에 그 규모가 2500억 달러(약 300조원) 정도 된다.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처럼 부실화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절대 규모가 작다. 은행 대출금의 5% 정도다. 게다가 요즘 주요 은행들은 자본금을 확충해 그 정도 부실화는 견뎌낼 수 있다.”


-에너지 회사가 발생한 정크본드는 어떨까. 비우량 회사채 시장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전체 정크본드 시장에서 에너지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다. 에너지 붐이 일기 전엔 10% 정도였다. 많이 늘어나기는 했다. 그런데 요즘 채권 부실화 비율은 약 5% 정도다. 2008년 위기 때 정크본드 디폴트(채무불이행)율은 14% 정도였다. 요즘 수준은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저유가가 오래 이어지면 금융권에 부담이지 않을까.“에너지 회사가 조달한 부채가 미국 서브프라임 규모 이상이기는 하다. 다만 당시 서브프라임은 파생상품으로 변질됐다. 그 바람에 운명의 순간 위기가 다른 자산으로 쉽게 전염됐다. 반면 에너지 기업 부채는 파생상품으로 많이 변질되지는 않은 듯하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산유국은 힘들지만 석유 수입국은 이익을 본다. 지구상엔 산유국보다 원유 수입국 시민이 훨씬 많다. ‘저유가=경기부양’을 기대할 만했다. 그런데 최근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유가 하락=금융 불안’이었다. 이유가 뭔가.“많은 분석기관이 국제 유가와 주가 사이 상관성을 분석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시장이 휘청거릴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분명한 사실은 유가가 떨어지면 운전자의 운전 거리가 길어진다. 또 대형 차량의 구매도 늘어난다. 원유 소비가 중기적(3~5년)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에너지 기업 실적 악화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 아닐까.“최근 중견 에너지 회사의 실적이 아주 나빠졌다. 저유가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포트폴리오에 적잖이 편입돼 있다. 유가 하락이 펀드의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저유가 시대에도 적잖은 자금이 대형 에너지 기업 주식에 투자되고 있다. 생존성이 뛰어난 에너지 회사가 승자가 될 것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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