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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증가,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


혹독한 겨울을 보낸 국내 철강업계에 모처럼 햇볕이 들고 있다. 2011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철강재 값이 올들어 반등하고 있어서다. 국내 철강 가격은 열연·후판·냉연 등 판재류 중심으로 연초보다 6~8% 가량 상승했다. 포스코는 이달 들어 열연강판의 국내 판매가를 t당 3만원씩 올렸다. 1월에 이어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선박이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쓰이는 후판 가격은 t당 3만~5만원씩 올랐고,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쓰이는 냉연강판의 가격도 t당 5만~20만원 인상됐다. 현대제철은 이번 달 열연과 냉연강판 유통 가격을 t당 2만원씩 올린데 이어 5월까지 t당 3만원을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후판 가격은 t당 3만원, 철근 가격은 t당 3만5000원 올랐다. 국내 철강업계 ‘빅2’ 업체가 제품값을 올리면서 후발 주자들도 가격 인상 조치에 속속 동참할 전망이다. 철강업체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벌써부터 고무된 상태다.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 물량 줄어국내 철강 가격은 최근 5년간 줄곧 곤두박질쳤다. 세계 최대 철강 소비국인 중국의 철강 수요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강업체들은 잉여 생산 물량을 밀어내기 수출로 처리했다. 값싼 중국산 제품이 범람하자 철강 가격도 뚝 떨어졌다. 2011년 t당 94만원에 거래됐던 포스코의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해 57만원대까지 주저 앉았다. 손익분기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값이 내려간 것이다. 2011년 t당 109만원에 거래됐던 냉연강판 값도 지난해 74만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3534만t의 철강 제품을 판매한 포스코는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5% 줄어든 2조4100억원에 그쳤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동부제철은 매각 작업에 들어갔고 동국제강 등 중견업체들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중국산 철강의 과잉 공급은 글로벌 철강업체에도 타격을 줬다. 미국 최대 철강업체 US스틸의 주가는 지난해 1년간 70% 가까이 폭락했다. 영국 최대 철강사로 유럽에서 둘째로 큰 레드카 제철소는 부채 상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다.


하락세를 지속하던 철강재의 가격이 최근 반등한 것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인상, 중국의 내수 제품 가격 인상, 원화 약세, 계절적 성수기 진입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14년 t당 97.5달러에서 지난해 55.8달러로 폭락한 철광석 가격은 최근 60달러 선을 회복했다.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원가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특성상 철강 업계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매우 민감하다. 또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로 구입하는 원자재 가격도 따라서 인상되는 효과가 생긴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은 매출 증가에는 효과가 있지만 수익성 개선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 철강업계가 내수 가격을 대폭 올리며 국내시장에서 중국산 철강재 물량이 줄어들 조짐이 보이는 것은 분명 호재다.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시장에서 빠질수록 가격인상 요인도 크다.


중국 철강 가격이 올 초 들어 유례 없는 급등 현상을 보인 것은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생산량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철강 제품의 재료가 되는 조강 생산량은 하루 평균 202만t으로 201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1~2월 누계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2000만t(7%) 줄었다.


“철강 가격 강세 이어질 것” 전망중국 내 최대 철강생산 지역인 탕산(唐山)시 역시 일시적으로 철강 생산량을 절반 가량 줄였다. 탕산시는 올 4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국제원예박람회를 앞두고 대기정화 차원에서 지역내 철강업체에 강제 감산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량이 급감하며 제품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바오산(寶山)강철, 우한(武漢)강철 등 중국 철강업체들은 최근 두 달 동안 국내 판매가를 t당 150~200위안(2만7000원~3만6000원) 올렸다. 중국 내 철강가격이 오르자 중국 철강사들은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저가 밀어내기 수출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철강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은 철강업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포스코의 주가는 25일 20만9500원으로 올 1월 기록한 최저가 15만5000원보다 35.16% 올랐다. 현대제철도 25일 5만5200원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1월 최저가에 비해 26.46% 오른 가격이다. 백재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으로 철강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철강 가격 인상이 업체들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철강 생산량은 줄어들었지만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실적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의 첫 적용 대상으로 철강업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문제가 가장 심각한 철강 업종이 구조조정 1순위”라며 “업계에선 이야기가 끝난 상태로 철강부터 시작해 조선과 석유화학업종 등으로 대상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관련 업종에 대한 전문 기관의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올 8월부터 본격적인 사업 재편에 나설 방침이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원샷법이 시행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 등의 지분 구조상, 개별기업이나 정부가 원하는 대로 업계를 재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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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