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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교훈 잊은 한국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한 게 없어요?”란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내 답은 항상 이렇다. “없어요. 말을 해보면 받아들여주는 융통성이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한가지 매우 아쉬운 게 있다. 교통규칙을 무시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때 나는 부임 2년차 특파원이었다. 당시 한국 언론들은 ‘룰을 지키자’며 대대적 캠페인을 벌였고 나는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대구 지하철 사고나 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을 봐온 역대 서울주재 일본 특파원들이 “한국 사회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다"고 말해 놀란 적이 있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옳은 것 같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리틀 도쿄’로 불리는 동부이촌동 사거리에서 한 일본인 여성이 오토바이에 뺑소니를 당했다. 초록색 신호등이 켜져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오토바이가 튀어나온 것이다. 현장 목격자가 경찰에 “배달 오토바이가 사고를 낸 것 같다”고 증언했으나 폐쇄회로에 찍힌 오토바이의 번호는 식별되지 못했다. 경찰은 뺑소니범을 잡지 못한채 지난 2월 수사 중단을 통보했다. 피해 여성은 3주 동안 연일 병원에 가야할 만큼 큰 부상을 입고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받았지만 위자료도 전혀 받지 못했다.


나도 횡단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일 뻔한 적이 있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80대 할머니가 전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를 목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전 사고에 관한 언론 보도는 마치 ‘흔한 일’로 넘기는 분위기였다. 이런 일이 언제 나에게도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공포감에 휩싸인다.


지난해 11월 외신기자 클럽에서 열린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의 기자회견에서 나는 “왜 세월호 사고를 겪었는데도 사회의 안전 의식이 여전한 것인가”고 물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사회의 의식이 변하려면 60년 걸린다”고 답했다.


한국에 사는 적지않은 일본인은 교통법규가 지켜지지 않는 생활에 분노하고 불쾌감을 느낀다. 뺑소니 수사 중단을 통보받은 일본인 여성은 “지금도 신호를 무시하거나 인도를 달리는 오토바이를 보면 너무 화가 난다. 이렇게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은 나라는 언제까지나 안전 후진국”이라고 잘라 말했다. 세월호 사고 2년을 맞는 지금, 안전의식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오누키 도모코


마이니치신문?서울 특파원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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