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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예술·음악·시를 빚고 인류 문명을 발효시킨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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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세계사
패트릭 E. 맥거번 지음
김형근 옮김, 글항아리
512쪽, 2만2000원

책에서 술 냄새가 진동한다. 술 마시는 인간, 호모 임비벤스(Homo Imbibens)를 찾아 떠난 수백 만 년 여행은 독자를 때로 숙취와 두통으로 괴롭게 한다. 인류와 알코올의 관계를 방울방울 따져가는 패트릭 E. 맥거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인류학과 겸임 교수는 이미 『고대 와인: 포도 재배의 기원을 찾아서』(2003)로 ‘술의 인디애나 존스’로 통하는 분자고고학 분야의 개척자다. 그는 열여섯 살에 처음 과음을 했다는데 유럽 여행 중 맥주가 콜라보다 싸다는 걸 안 뒤였다.

알코올음료의 탁월함과 보편적인 쓸모에 눈 뜬 뒤 맥거번 교수는 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인류 문명의 기폭제가 된 술의 마력을 과학고고학으로 풀어보려 애써왔다. 술은 수분을 공급해주는 가장 안전한 음료였고, 식욕을 자극하면서 액체 형태로 허기를 달래주기도 한다. 수많은 의학 연구는 적당한 알코올 섭취가 사람이 더 오래 살고 많이 번식하는 데 이바지 한다고 보고했다. 이 모든 알코올 찬가의 핵심은 다른 데, 즉 인류 문명 발효에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예술이든, 음악이든, 시든, 의복이든, 장신구든,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관한 이성적 설명이든 간에, 이 분야에서 이루어진 뜻하지 않은 통찰력과 우연히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사건의 많은 부분을 우리는 술에 빚지고 있다.”(473쪽)

지은이는 이 책을 인류의 혁신적인 발효 음료 제조자들에게 바쳤다. ‘와인 속에 진실이 있다(in vino veritas)’는 그의 믿음에 복 있으라.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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