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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탱고 독트린'…'뚝심'이냐 '실수'냐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테러가 나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오바마는 야구를 보고 탱고를 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탱고 독트린'이 도마에 올랐다. 그는 역사적인 남미 순방기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아르헨티나 국빈 만찬장에서 깜짝 탱고 솜씨를 선보였다.



반세기 넘게 살얼음판을 걷던 미국과 남미 국가들의 화해 모드를 반영하는 뜻깊은 장면들이었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지구 반대편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때문이다.



동맹국이 끔찍한 테러를 당한 데다 미국 안보에도 비상이 걸렸는데 대통령이 해외에서 야구를 관람하고 춤사위를 선보인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처신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대통령이 당장 미국으로 돌아오거나 벨기에를 방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이 판국에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은 "참으로 우스꽝스럽다"고 꼬집었다.



진보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 방문이 또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로 빛을 잃었다"며 오바마의 주요 해외 일정에 앞서 대형 국제 사건이 터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가 대표적이다. 파리 테러 직후 터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테러 대응책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연달아 필리핀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본인의 남은 임기 중 야심차게 추진 중인 역내 자유무역 강화를 호소할 계획이었지만 그에게 향한 질문은 온통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방안에 관한 것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해외 테러 사태에도 국외 일정을 그대로 밀고나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테러 대응과 IS 격퇴는 분명 최우선 과제가 맞지만 테러가 발생했다고 모든 일을 '올스톱'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제니퍼 프리드먼 백악관 부대변인은 "테러리즘의 목적은 일상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겁먹게 해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역사적 (쿠바) 방문에서 하려고 계획한 일을 완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어딜 가든 테러를 포함한 국내외 사태에 대해 시시각각 면밀한 보고를 받는다며,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이외 업무 가운데 '택일'하는 것인 아니라 둘 모두를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브뤼셀 테러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야구 관람을 취소하지 않고 탱고를 춘 까닭도 같은 맥락에서다. 아르헨티나 국빈만찬장에서의 탱고는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알려졌지만 오바마 역시 딱히 거부하지 않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테러 사태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야구, 탱고 이벤트에 국민들이 시선을 돌렸다면 이야말로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바라고 역설했다.



뉴스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바마의 행보를 실수라고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해 '앙숙' 카스트로와 나란히 앉아 웃으며 야구를 관람하는 장면은 역사적 순간이 분명했다.



아르헨티나에서 12년 만에 좌파 정권을 무너뜨리고 권력을 잡은 친시장주의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의 회담 역시 마침내 미국 남미 외교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중대한 사실을 시사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야구관람 도중 관중석에 앉아 스포츠매체 ESPN과 한 인터뷰에서 "테러리즘의 전제는 사람들의 일상에 지장을 끼치는 것"이라며 미국은 테러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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