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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신개념 공부자극제 ‘공스타그램’

[공부해서 너 줄게] SNS로 성적 올리기-공스타그램을 아시나요?

by 민성재

인스타그램에서 #공스타그램 해시태그로 검색한 결과. 많은 이용자가 공부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용도로 공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서 #공스타그램 해시태그로 검색한 결과. 많은 이용자가 공부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용도로 공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공부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인 ‘공스타그램’(이하 공스타)은 공부를 목적으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게시하는 것을 뜻한다. 비판적으로 본다면 ‘공부를 핑계로 SNS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공스타 파워유저’들은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공스타를 하고있는 학생 23명을 취재한 결과, 모두 공스타에 공부기록(38%, 중복응답 허용)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플래너에 하루 공부시간, 과목별 진도, 실천 여부 등을 표시한 것을 사진 찍어 올린다는 뜻이다.
 

그 외에 공부계획(24%), 비교과활동(11%), 문제질문(7%), 입시질문(2%) 등을 업로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로워들과 공유하기 때문에 혼자 볼 때 보다 더 자세히 기록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써 자기관리를 더 철저히 하는 효과도 생긴다.
 

풀이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해 모두가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한 내용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어려운 문제에 겁을 먹는 학생들은 이런 종류의 글을 보며 용기를 내기도 한다. 책상 앞 공부만 공스타에 올라오는 건 아니다. 국제적인 변호사가 꿈이라는 한 학생은 자신이 참가하는 모의유엔과 관련된 포스팅을 올리고, 과학자가 꿈인 학생은 해부실험에 대해 올리기도 한다. 학업에 관련된 모든 포스팅을 공스타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진짜 공부에 도움 된다니까요!

 

서윤아 학생의 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서윤아 학생의 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주로 공부 계획표 사진을 올리는 서윤아 학생(남지고 3)의 인스타그램 계정(@yuuuun_a0)은 팔로워가 약 1만7000명(2016년 2월)에 달한다. 그는 “우연히 ‘#공스타그램’이라는 태그를 발견해 시작하고는 공부 의욕이 떨어질 때마다 공스타를 보곤 했다”면서 “인스타그램에 학습플래너 사진을 올리기 시작한 뒤 확실히 더 부지런해졌다”고 말했다.
 

SNS 사용을 안 좋게 보던 부모님이 공스타 활용 이후 생각을 바꾼 경우도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계정을 운영한 김수민 학생(대광고 3, @btsumin0414)은 “처음에는 엄마가 안 좋게 보셨는데, 제가 즐거워하면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하니까 긍정적으로 보신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스타를 하는 시간을 정해놔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인기 공스타그래머들도 시간관리가 공스타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서윤아 학생은 “처음엔 플래너의 여백을 꾸미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면서 “스스로의 모습이 한심해 보여서 여백에 좋은 명언만 써서 올리고 있다”고 ‘시행착오’를 털어놨다.
 

공부시간을 늘리는 데 공스타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수능 준비와 함께 공스타를 시작한 이현정 학생(대구운암고 3, @LeeHJ_STUDY)은 아침 기상시간을 휴대전화 캡처화면으로 인증하고, 이틀에 한 번 플래너 사진을 올린다. 그는 “공부 인증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리고 모든 공부가 끝난 뒤 자기 직전에 주로 한다. 최대한 공부시간에 방해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처음엔 싫어하던 부모님 태도 달라지기도

‘보여주기식 공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강민정 학생의 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강민정 학생의 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SNS의 핵심인 소통은 공스타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공스타그래머들은 팔로워들의 관심과 응원이 학습의지를 갖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 선생님에게 처음 공스타에 대해 듣고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한 Y고 2학년 강민정 학생(@kmj990712)은 다른 사람들의 공부 모습이 자극제가 됐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에는 신세계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들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매일 열심히 하고 있었다”면서 “처음엔 그 모습들을 무작정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스타 유저를 보며 다양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도 있고, 내 공부상황과 목표를 공개함으로써 책임감과 의무감이 생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공스타 게시물에는 대부분 응원하는 댓글이 달리지만 시시콜콜한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필기구 뭐 쓰냐’ ‘플래너 스티커는 어디서 사냐’ ‘포스트잇은 어디 걸 쓰냐’ 등이다. 그만큼 공스타그래머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다 보니 ‘보여주기식 공부’로 빠지게 될 위험도 있다. 공스타를 가장해 거짓으로 공부 흔적을 올리는 계정도 있다. 얼굴은 숨기고 인증자료만 올리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예상치 않은 악플이 달릴 수도 있다.
 

약 4300명이 보는 공스타 계정을 운영하는 변채희 학생(대명여고 3)은 “인증한 성적이나 공부시간 등이 의심된다는 메시지를 받은 적도 있다”면서 “공스타로 성적도 많이 오르고 도움을 많이 받은 입장에서는 속상하고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공스타가 ‘공부 자극제’가 된다는 순기능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학생들은 “공부 계획이나 공부한 내용을 SNS 상에서 공유하며 서로 자극제로 삼는 건 좋지만, 자칫하면 인증이 실제 공부보다 중요하다고 여기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차유정·한영외고 2), “보여주려는 마음이 앞서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김지윤·한영외고 2)는 등의 유보적인 반응도 나타냈다. 또 “지나치게 승부욕에 불타다 자신의 페이스를 잃을 수도 있다”(허유하·한영외고 2)는 시각도 있었다.
 

김종백 홍익대학원 교육심리학 교수는 “학습활동을 노출함으로써 동기수준을 높이거나, 타인의 평가를 통해 학습과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SNS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학습을 계획하고 과정을 모니터하고 목표성취 여부를 판단하는 건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SNS 활동이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SNS세대의 ‘교학상장’” 공스타그래머 박찬호 학생

박찬호 학생의 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박찬호 학생의 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공스타그래머 박찬호(행신고 2)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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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스타를 운영하는 많은 학생 중, 행신고 2학년 박찬호 학생(@chann2018)을 만났다. 팔로워가 5000명이 넘는 박찬호 학생은 오랫동안 공스타를 해왔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했다.

-공스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1 시작 전 의대 진학의 목표를 세웠어요. 공부를 해야 하는 건 알지만, 중학교 때 공부를 많이 안한 편이어서 온종일 책상에 앉아 있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우연히 본 공부 블로그에 자극을 받아 본격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죠. 그래서 블로그를 몇번 운영했는데, 소통이 원활하지가 않아서 불편한 점이 많더라고요. 그러다가 SNS를 활용해 인스타그램에 공부기록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공스타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다른 사람의 공부량을 통해 자극받으니 나태해지지 않고 공부패턴을 유지할 수 있어요. 가끔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라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해요.”

 

노트북을 꺼내 자신의

노트북을 꺼내 자신의 '공스타그램'을 보여주는 박찬호 학생


-공스타의 장점이 있다면.
"학습 동기의 자극제가 될 뿐만 아니라 정보 교환에 엄청 유용해요. 특정 인강이나 문제집이 궁금할 때엔 해쉬태그를 이용해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강이나 문제집을 선택할 때 효율적이에요.”
 

-공스타의 단점은 어떤 건가요.
“첫번째로는 ‘보여주기식 공부’죠. ‘내가 이만큼 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공부를 할 우려가 있어요. 두번째로는 SNS라 관리를 안 하면 시간낭비가 될 수 있어요. 최악의 경우는 중독이 되버리는 상황이죠. 마지막으로는 박탈감이나 자괴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다른 사람의 공부량이 본인의 공부량을 월등히 초월하면 자극을 받다 못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건 결국 본인의 의지와 정신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보여주기식 공부’로 빠지지 않게 적당히 공부량을 기록하는 정도로 이용하고, 공부와 관련없는 글을 최대한 배제해 다른 길로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해요. 자괴감이 들 때에도 자신을 남과 비교하기 보단, 최대한 본인만의 페이스에 맞춰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게 중요해요.“
 

-공스타를 요령껏 하는 팁을 공유해주세요.
“공부를 하는 도중 글을 올리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보통 독서실에서 하루 공부량을 모두 끝마치고 집에 와서 공스타를 해요. 사용시간도 하루 일과의 마지막 30분~1시간 동안. 시간을 많이 쓰는 것 같지만, TV나 게임 같은 다른 여가 생활은 하지 않아요. 사실상 그렇게 많은 시간을 쓰지 않고도 자극을 받거나 공부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공스타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공부량이 엄청 늘어났어요.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 2월부터 공스타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꾸준히 공부시간이 늘어났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성적도 올릴 수 있었죠. 고등학교 입학 후 첫시험에 전교 1등을 하게 되면서 ‘공스타의 영향이 분명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꾸준한 공부패턴 유지를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공스타였던 것 같아요.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지식을 공유하거나 조언을 주고 받으면서 정말로 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지게 되었거든요.”
 

글·사진=민성재(한영외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한영외고지부
도움=박성조 기자 park.su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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