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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끝까지 결론 안 내준 이한구 “유승민 꼭 출마해야 하나”

시간 싸움의 승자는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이 위원장은 줄곧 “유승민 의원이 자진사퇴하길 기다린다”고 말해왔고, 그 말은 현실이 됐다.

공천위 꾸리고 46일 차일피일
최고위도 계속 책임 떠넘겨
강원택 “각본에 따른 비겁한 공천”

이 위원장은 유 의원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았다.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 당적을 바꿀 수 없다’는 선거법 때문에 유 의원은 23일 밤 12시(24일부터 후보 등록)를 넘기면 무소속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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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23일 밤 공천위원회의를 열었지만 끝내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유 의원의 거취는 사실상 마지막 남은 공천위 안건이었다. 공천위는 오후 7시에야 회의를 시작했다. 그러곤 세 시간여 뒤인 10시20분 회의를 마쳤다. 회의 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랬다. “아직 결론을 못 냈다.”

이 위원장은 “내일(24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한에 쫓긴 유 의원은 그로부터 30분 뒤 탈당을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유 의원의 탈당소식을 접한 직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출마 안 하면 안 되나. 왜 꼭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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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공천위가 꾸려진 건 지난달 6일이다. 공천위가 유 의원 문제에 대해 차일피일한 게 무려 46일이다.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가 보여준 모습도 공천위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최고위는 그동안 공천위와 핑퐁게임만 했다.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양측은 서로 악역을 맡지 않기 위해 공 떠넘기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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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처음으로 유 의원의 거취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했다. 그는 오후 5시30분 기자회견을 연 뒤 “공천위에서 합당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유 의원의 지역구는)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허한 메아리였다. 공을 넘겨받은 공천위의 결론은 “오늘 결정하지 않겠다”였다. 김 대표는 공천위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못했고, 최고위원회의서도 친박계 최고위원들(서청원·원유철·김태호·이인제)을 설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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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유 의원이 자진 탈당을 선언할 때까지 당 대표나 최고위원들, 공천위까지 “스스로 당을 떠나라”는 무언의 압박을 했다. 공천위원들은 그간 기자들이 유 의원에 대한 논의 결과를 물을 때마다 “그걸 뭐 그렇게 신경 쓰는가”(3월 20일, 이 위원장), “유승민밖에 관심 없느냐”(22일,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는 등의 답변만 내놨다.

이런 최고위와 공천위의 핑퐁게임은 결국 유 의원을 몰아내기 위한 지루한 시간끌기와 다름없었다. 새누리당 당직자들조차 상황이 이렇게까지 온 데 대해 “당이 이성을 잃었다” “당당하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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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당직자는 “이렇게 될 바에 억지든 아니든 ‘유 의원은 우리 당이 지향하는 정강정책과 다른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등 해당(害黨)행위를 했다’고 차라리 선포하는 게 나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강원택(정치학) 교수는 “공당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만 혈안이 돼 짜인 각본에 따라 비겁한 공천을 했다”고 꼬집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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