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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보다 소중한 것, 가족

지난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캐멀백 랜치 스캇데일 스타디움. 시애틀 매리너스와 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이대호(34·시애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역지 시애틀 타임스는 '이대호가 출산을 앞둔 아내와 함께 있기 위해 워싱턴주(시애틀)로 돌아갔다. 23일은 휴일이기 때문에 24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호의 아내는 23일 건강한 아들을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아내 곁을 지키기 위해 중요한 경기를 빠졌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2~3일의 '결석'은 이대호에게 상당한 손해다.
지난 2년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뛰었던 이대호는 꿈을 좇아 미국에 왔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을 하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아주 뛰어난 활약을 펼쳐야 25인 로스터에 들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지금 하루하루가 이대호에겐 세일즈 기간인 것이다.

이대호는 시범경기 타율 0.267(30타수 8안타), 1홈런·4타점을 기록 중이다. 나쁘지 않지만 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둘째 아이 출산을 보기 위해 경기 출장을 포기했다. '야구'보다 '가족'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어린 시절 부모님 없이 할머니 아래서 자랐다. 누구보다 가족애가 끔찍하다. 스프링캠프 훈련 기간에도 아내 신혜정 씨, 딸 효린이와 함께 훈련장에 출퇴근하기도 했다.
 
이대호-효린 캐치볼 [영상 김선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지난 17일에는 애덤 라로쉬(37·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가족이 우선(family first)"이라는 말과 함께 갑작스럽게 은퇴를 발표했다. 케니 윌리엄스 화이트삭스 사장이 라로쉬의 아들인 드레이크(14)의 클럽하우스 출입을 절반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해서였다.

드레이크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스프링캠프는 물론 정규시즌에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야구장에서 아버지와 보냈다. 윌리엄스 사장은 드레이크가 구단 전세기와 마운드까지 출입하면서 불편해 하는 사람이 생기자 자제할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라로쉬는 1300만 달러(약 150억원)의 올해 연봉을 포기하면서 은퇴를 결심했다.

라로쉬와 화이트삭스는 지난해 계약 당시 '아들의 출입을 허락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구단에 대한 비난 여론도 거세졌다. 결국 구단주인 제리 레인스도프 회장이 나서 "드레이크의 출입 제한을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했다. 라로쉬는 아직 은퇴를 번복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한국 야구 선수들은 '야구장은 직장'이라는 생각이 강해 특별한 날이 아니면 가족을 데려오지 않는다. 오더라도 잠깐 얼굴을 보는 정도일 뿐 더그아웃이나 클럽하우스 출입은 어렵다. 합숙 훈련도 잦아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 대부분 '빵점 남편', '빵점 아빠'다.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아이들을 경기장에 데려오는 것이 일상이다. 돈이나 명예보다 가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때문이다. 시즌이 길고, 원정 경기를 자주 다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야구장으로 가족을 부른다. 라로쉬 역시 야구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에 드나들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도 '가족주의자'다. 그는 2013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텍사스에 입단하면서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고 말했다. 텍사스의 연고지인 댈러스는 한인들이 많아 생활하기 편리한 곳이다.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은 추신수의 아이들을 위한 유니폼을 보내 마음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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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아내 하원미씨는 2년 전 추신수의 계약 소식을 알리며 세 아이들에게 텍사스 유니폼을 입혔다. [사진 하원미씨 SNS]

추신수는 지난 시즌 초 타율이 1할 대에 그칠 만큼 부진했다. 그러나 7월 이후 폭발적인 타격을 이어가며 아메리칸리그 9월의 선수로 선정됐다. 대반전을 만든 추신수는 "아내와 가족들 도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고마워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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