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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 방역 실패한 구제역, 최대 양돈단지 홍성까지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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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22일 충남 홍성군 한 양돈 농가의 돼지들을 살처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2일 오전 10시30분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김모(69)씨 양돈농가. 출입구에 ‘긴급 초동 방역’이란 간판이 세워져 있다. 도로를 따라 출입 통제를 표시하는 선도 설치됐다. 농가 옆 밭에선 대형 굴착기가 쉴 새 없이 땅을 파고 있고 커다란 통을 실은 트럭은 속속 농장으로 들어갔다.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1287마리를 살처분하기 위해서다. 방역당국은 외부에서 매몰 작업을 보지 못하도록 밭 주변을 검은색 천으로 둘러쳤다. 오전 8시 시작된 매몰 작업은 밤 9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충청지역 돼지농가 가보니
공주·천안·논산 이어 계속 확산
1287마리 살처분에만 13시간 걸려


이 농장은 지난 21일 도축 전 돼지 혈액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백신에 들어 있지 않던 다른 바이러스 항체가 발견돼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구제역 양성(O형) 판정을 받았다. 홍동면에서 돼지를 기르는 김모(57)씨는 “백신을 접종했지만 언제 구제역이 번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이동 제한 때문에 출하를 하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불길’이 충남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방역을 총괄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충남도에 비상이 걸렸다. 충남 공주·천안·논산에 이어 홍성까지 돼지농장 밀집지 대부분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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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홍성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15개 농가에서 돼지 53만여 마리를 사육하는 전국 최대 양돈단지다. 충남 전체 돼지 사육량(215만여 마리)의 25%가량이 몰려 있다. 2014년에서 지난해까지 2년간 홍성에서 36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돼지 64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2010~2011년에는 이 지역 127개 농가에서 5만3000여 마리의 돼지를 땅에 묻었다.

이날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동 제한 조치와 함께 “다음달 24일까지 도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항체 형성률 전수 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안 지사는 “구제역 전염 돼지를 현장에서 솎아내겠다”고 덧붙였다. 숨어 있는 오염원을 사전에 제거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전문가는 뒤늦은 조치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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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방역망이 뚫린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했다. 돼지농가의 방역·신고 의식이 약해진 점도 문제다. 이날 구제역 확진을 받은 홍성 농장만 해도 농가 신고가 아닌 가축방역관의 추적 조사 과정에서 발병 사실이 드러났다.

자진 신고 후 살처분에 들어가면 정부와 지자체는 농가에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보상금의 20%를 깎는다. 신고가 지연됐다면 추가로 보상금을 감액한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총괄과장은 “보상금 문제 외에도 이동 제한, 판매 불가 등을 우려한 농가에서 신고를 꺼리면서 구제역 차단에 애로가 있다”며 “신고 지연 시엔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빠른 자체 신고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보급된 백신이 제대로 듣지 않고 있는 점도 구제역 확산 요인 중 하나다.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유전적으로 변이를 거듭하고 있는데 백신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형 백신을 개발한다고 하지만 양산까지는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에 5~10년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방역도 중요하지만 구제역의 강한 전염력과 빠른 변이 속도를 감안할 때 더욱 강력한 살처분과 이동 제한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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