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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들이 괴물 트럼프 만들어” 미 언론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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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운데)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옛 우체국 건물 자리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공사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 대선 경선 독주는 공화당뿐 아니라 미국 전체에 위기감을 불러왔다. 누가 등장하던 미국의 시스템은 걸러낼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트럼프가 흔들었다. 특히 언론의 당혹감은 크다. 그의 출마를 ‘쇼’로 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대가다.

퓰리처상 받은 칼럼가 코니 슐츠
“그를 오락으로 다뤄 날개 달아줘”
독일 슈피겔 “인물 검증 완전 실패”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이 그를 막으려고 하지만 트럼프의 인기는 요지부동이다. 트럼프가 인기를 누리는 데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의 공격에 대응하지 못했고, 검증도 못해 오늘의 트럼프를 낳았기 때문이다.

네바다주 경선 직후인 지난달 25일 퓰리처상을 수상한 칼럼니스트 코니 슐츠는 반성문을 썼다. 온라인 매체 ‘더 내셔널 메모’에 기고한 ‘우리, 저널리스트들이 괴물 트럼프를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글이었다. 그는 “우리는 그의 혐오스런 표현을 오락으로 다뤘다. 극우에 영합한 공화당이 그를 등장시켰고 우리는 날개를 달아줬다”고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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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매케인은 포로로 잡혔기 때문에 전쟁 영웅이 됐다”는 트럼프의 막말을 보도한 허핑턴포스트. 정치에디터가 썼지만 연예 섹션에 게재됐다.

허핑턴포스트도 지난해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 직후 자신들의 보도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해 7월 이 매체는 “트럼프 기사를 연예 섹션에 싣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생각에 반대하고 트럼프의 출마는 지나가는 이벤트라 여긴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불과 다섯 달 만에 아리아나 허핑턴 회장이 “더 이상 트럼프는 즐겁지 않다”며 전략 수정을 알렸다. 허핑턴 회장은 “트럼프가 미국 정치에 추악하고 위험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의 보도 방식도 (트럼프가 유력 주자가 된)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글은 정치 섹션에 게재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도 미 언론이 트럼프를 특별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e메일 스캔들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에 대해선 검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슈피겔은 “뉴욕 마피아 연관설, 탈세 의혹, 사업체 파산 때 벌어진 분쟁 등 트럼프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했다”며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쳤던 미 언론은 트럼프에 관한 한 완전히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런 언론을 적극 활용한다. 언론에 자신의 막말을 중계하게 해 홍보 효과를 누린다. 동시에 무시하고 경멸한다. 언론인을 “멍청이” “백치”라 모욕하고, 언론의 자유도 위협한다. 최근 트럼프는 명예훼손에 따른 배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겨냥하는 대상은 분명하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이다.

뉴미디어 활용에서도 언론은 트럼프에게 뒤처졌다. 트위터에 700만, 인스타그램에 100만 명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트럼프는 온라인에 자신만의 뉴스룸을 구축했다. 매일 20건 가까운 트윗을 올려 볼거리를 제공하고, 언론과의 정면 대결은 피하며 자신에 대한 팔로어의 믿음을 굳힌다. 게이트키핑에 취약한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자신의 영향력을 잘 아는 트럼프는 NYT를 조롱한다. “나는 손해 나지 않는 NYT를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관련 기사
① 트럼프 “내가 후보로 지명 안 되면 폭동 일어날 것”
② NYT “트럼프 발 이렇게 걸어라”…CNN “혐오에 투표 말라”


NYT는 지난 21일 ‘도널드 트럼프와 미디어의 상호 의존’이란 기사를 실었다. 언론을 활용하는 트럼프와 그 해악을 알면서도 그에게 매달리는 언론의 처지를 전했다. NYT에 따르면 CNN은 후보 토론회와 트럼프 보도 덕에 올해 시청률이 전년에 비해 170% 상승했다. 온라인 매체도 트럼프 기사로 클릭수로 올린다. NYT는 “독자층 발굴·확대라는 욕심으로 언론이 트럼프 거품을 키우고 있다”며 “NYT도 마찬가지”라고 인정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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