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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은 돈 걱정에, 신입사원은 실수할까봐···아~스트레스

미국의 구직 사이트 ‘커리어캐스트’가 최근 ‘2016년 스트레스 많이 받는 직업 10위’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군인(사병·1위), 소방관(2위), 경찰관(3위), 기업 간부(7위), 신문기자(9위)…. 당연히 눈에 띈 건 신문기자였습니다. 기자가 9위밖에 안 된다고? 현대인들은 누구나 제 몫의 스트레스를 견디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고 느끼는 이가 많습니다. 2016년 대한민국의 청춘들은 어떨까요. 청춘의 스트레스를 측정해 봤습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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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세대는 스스로를 ‘N포세대’라고 부른다.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와 5포(3포+내 집·인간관계 포기)를 넘어 삶에 대한 희망과 꿈을 모두 포기했다는 뜻이다. 이토록 절망적인 자조 속에서 청춘의 삶은 온갖 스트레스로 얼룩져 있다. 우울감과 정서불안을 호소하는 20~30대가 많다. 청춘리포트는 2030 세대의 스트레스를 측정해 보기로 했다. 모든 희망을 포기할 정도로 절망적인 세대의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일까.

[젊어진 수요일] 2030 스트레스지수 측정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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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박 변이도 검사를 받고 있는 한 참가자.


스트레스 측정은 6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대학 신입생,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생, 취업준비생, 공무원시험 준비생, 신입사원, 입사 5~8년 차 대리급 사원 등이다. 청춘리포트팀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서연구실 채정호 교수팀의 도움을 받아 그룹별 5명씩 총 30명을 상대로 스트레스 지수 측정 조사를 실시했다. 그룹별 각 1명은 스트레스 정도를 알아보는 심박 변이도 검사도 함께 받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스트레스 정도가 어떻게 다를까. 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그들의 고민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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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위 공무원시험 준비생 =이미란(25)씨는 지난해 2월 지방의 한 대학 정보기술학과를 졸업하고 9급 행정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의 하루 일과는 9시에 서울 용산의 집 근처 도서관에 자리를 잡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후 8시까지 도서관에서 꼼짝하지 않고 시험 공부를 한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자연스레 줄게 되고 운동이나 취미 활동도 많이 하지 못한다.
 

물론 공무원시험 준비는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평소 하고 싶은 걸 못하니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꽤 커요.”


스트레스가 쌓이니 공부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1년 정도 준비하다 보니 슬럼프가 왔다”며 “한 번 봤던 책을 또 보면 대충 보게 되고 이런 내 모습에 화가 나 스트레스가 밀려온다”고 말했다.

몇 달 전부턴 불면증에도 시달리고 있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밤에 잠이 오지 않고 잠을 오래 자도 여전히 피곤해 스트레스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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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졸업 앞둔 대학 4학년생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에 돌입하는 대학 졸업반은 스트레스에 특히 취약한 그룹이다. 고려대 영문학과 4학년 김다혜(25)씨도 마찬가지다. 3학년까지만 해도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여대생이었다. 동아리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동남아·유럽 등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4학년이 되면서 김씨의 일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하루 일과가 ‘취업 준비’로 꽉 채워졌다. 올해 말 아버지가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어 김씨의 어깨는 더 무겁다.
 

학교라는 안정적인 울타리가 있어 그나마 안도감은 있어요. 그렇지만 4학년이 된 이후론 늘 불안한 게 사실이죠. 올해 안에 취업해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지 않은데 과연 가능할지 걱정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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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취업준비생 =졸업을 유예한 취업준비생 황슬기(25)씨는 “제대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보험계리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이다. 1년간 휴학하며 자격증 시험에만 매달리기도 했다. 다행히 1차 시험엔 합격해 2차 시험을 준비 중이다. 경제금융학과 출신인 그는 보험사에 취업하는 게 목표라서다. 그는 매주 한 차례 시사 스터디 모임에도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자격증 취득이 꼭 합격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면접을 잘 봤다고 자신했다가 떨어지는 친구들도 봤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취업에 대한 걱정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4위 대학 신입생 =정종민(19)군은 올해 대학에 들어간 새내기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바라던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학과에 입학했다. 대학교를 다닌 지 고작 한 달 남짓, 합격의 기쁨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을 때지만 정군이라고 걱정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물론 고3 때에 비하면 스트레스는 많이 줄었죠. 고등학생 시절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머리 식히려고 게임을 2~3시간씩 하면 공부 안 하고 놀았다는 죄책감이 몰려오곤 했어요. 지금은 그 정도의 압박감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대학이라고 스트레스가 없는 건 아니었다. 강의마다 있는 과제를 제출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는 입학과 동시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했다.
 

사회로 나가기 전까지 제 능력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마음 한편에 있어요. 그래도 4년이란 여유가 있으니 교환학생도, 창업도 해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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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대리급 사원 =유통업체 5년 차 대리 최민건(36)씨는 입사한 지 8년 됐다. 20대 시절엔 취직만 하면 스트레스 같은 건 없을 거라고 믿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회사는 학교보다 더 정글 같은 곳이었다. 회사 문화엔 이제 꽤 익숙해졌지만 스트레스는 날이 갈수록 더 커져간다. 최씨는 “예전보다 스트레스가 더 많아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에서 저 같은 대리들은 업무 성과를 내야 하는 허리 역할을 해야 하거든요. 선배들이 도와주는 단계는 이미 벗어났고요. 스스로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압박감이 꽤 크더라고요.”


그는 가장으로서 느끼는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담배를 입에 물 때가 많았다고 한다. 7개월 전 딸이 태어난 이후 ‘금연’을 결심했지만 실패했다.
 

담배를 가장 오래 참은 게 일주일이네요. 요즘은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2~3일에 한 번씩 다시 담배를 물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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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신입사원 =신입사원들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었다. 좁은 취업문을 뚫었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잊고 지내는 것이다. 올 1월 한 금융업체에 취직한 강승우(27)씨도 그랬다. 회사에 출근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하지만 회사 생활이 이어질수록 조금씩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고 한다. 낯선 회사 문화와 업무를 파악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신입사원 때 첫 이미지가 오래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술자리에서 내 잔을 상급자의 잔보다 아래로 한 상태에서 건배를 해야 하고, 식사 시간에 상급자의 수저를 먼저 놓아 주는 행동 등 작은 실수를 안 하려고 애쓰고 있죠.” 그는 “원하는 회사에 들어왔지만 이젠 진로가 결정된 상태라고 생각하니 옳은 선택이었는지,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고 했다.

청춘 30명을 상대로 스트레스 측정을 진행한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30세대 스트레스의 주요인은 ‘취업’이라는 걸 보여주는 조사 결과”라며 “젊은 층에 일자리는 정신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 교수는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며 “평소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거나 산책을 할 때 일상에 감사하며 즐기려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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