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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20달러 들고 미국 망명, PC 혁명 이끈 ‘편집광’

오직 편집광이 살아 남는다.(only the paranoid surv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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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영철학으로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끌었던 큰 편집광이 세상을 떠났다. 인텔의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그로브(사진)가 2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79세.

앤드루 그로브 전 인텔 CEO

인텔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앤디(앤드루의 약칭)는 불가능했던 것을 수차례 실현했다”며 “여러 세대에 걸쳐 공학인, 창업가, 그리고 기업 리더에게 영감을 줬다”고 애도했다. 그로브는 수년간 파킨슨병으로 투병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감한 결단과 경영수완으로 1980년대 위기에 빠진 인텔을 세계 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 회사로 키워낸 그로브는 “성공은 만족을 낳고, 만족은 실패를 낳는다. 과거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는 순간, 미래의 생존 근거를 잃게 된다.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라는 철학을 내세웠다.

인텔은 71년 세계 최초로 비메모리칩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들었지만 10년 넘게 메모리칩 생산에만 주력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메모리칩 공세에 맥을 못 추자 그로브는 80년대 중반 주력 사업을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이때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경영 전략을 소개했다. “기업에는 크고 작은 바람이 있다. 스쳐가는 바람도 있지만 어떤 건 태풍으로 돌변해 비즈니스 구도를 송두리째 뒤엎는다. 전략적 변곡점에 잘 대처한 기업은 번성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망한다.”

그의 판단이 개인용 컴퓨터(PC) 보급과 맞아떨어지면서 인텔은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97년 그로브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1936년 헝가리에서 유대계로 태어난 그로브는 어린시절 홀로코스트를 경험했다. 57년 21살이 된 해에 2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뉴욕시립대학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했고, 63년 UC버클리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68년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가 실리콘밸리에서 인텔을 세우고 첫 직원으로 그로브를 영입했다. 인텔의 창립멤버가 된 그로브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79년 인텔 사장에 올랐다. 97년부터 2004년까지 회장을 맡은 뒤 2005년 5월 은퇴했다. 그의 재임 당시 인텔은 386, 펜티엄 등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내놓아 PC의 혁신을 이끌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앤디 그로브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 중 한 명이었다”고 추모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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