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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망명 쿠바 청년 ‘눈물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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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지난 2013년 미국으로 망명했던 다이론 바로나가 21일 고향인 쿠바 아바나에서 조카 멜리자를 껴안고 기뻐하고 있다. [아바나 AP=뉴시스]


2013년 여섯 명의 쿠바인이 허술한 보트에 몸을 실었다. 스물다섯 살의 야구선수 다이론 바로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넜다.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2016년 3월 21일. 탬파베이 레이스 외야수 바로나는 구단 전세기를 타고 당당히 쿠바로 돌아갔다. 마중 나온 가족들을 부둥켜안은 바로나는 “고향 땅을 밟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오바마 방문 기념 양국 친선 야구
메이저리그팀 17년 만에 쿠바행
구단 전세기 타고 당당히 귀국
가족 부둥켜 안고 “믿어지지 않아”


쿠바 수도 아바나 출신인 바로나는 2013년 쿠바를 탈출했다. 어머니와 함께 배를 탄 그는 12시간 동안 카리브해를 건너 아이티에 도착한 뒤 미국으로 망명했다. 바로나는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정말 위험한 여정이었다. 신의 도움으로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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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나

바로나가 쿠바를 떠난 이유는 야구를 마음껏 하고 싶어서였다.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쿠바를 떠난다.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처럼 국제대회 도중 숙소를 이탈하기도 하고, 바로나나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처럼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넌 선수도 있다. 과거 한화에서 뛰었던 프랜시슬리 부에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배를 탔다. 가족들을 위해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 도착한 바로나는 지난해 5월 탬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싱글A와 더블A에서 84경기를 뛰면서 그는 타율 0.284, 11홈런·60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 2월, 바로나는 기쁜 소식을 접했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는 들지 못했지만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3주 뒤에는 더욱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23일 아바나에서 열리는 탬파베이와 쿠바 국가대표팀의 야구 시범경기에 탬파베이 소속으로 뛰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어머니도 아들의 귀국 소식을 들은 뒤 뛸 듯이 기뻐했다.

쿠바 정부는 최근 들어 망명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으로 미국에 망명한 뒤 MLB에서 통산 78승을 거뒀던 호세 콘트레라스(45)는 망명한지 10년 만인 2013년 쿠바 땅을 밟았다. 하지만 바로나처럼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고향 땅을 밟는 건 꿈같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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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나의 쿠바행은 동료들의 도움 덕분이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과 팀의 간판타자인 에반 롱고리아, 에이스 크리스 아처 등이 바로나와 함께 쿠바에 가자는 의견을 내놨다. 탬파베이 구단은 쿠바 정부에 바로나의 귀국을 허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바로나는 “감독과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21일 동료들과 함께 쿠바로 건너간 바로나는 헤어졌전 가족 및 친척들과 감격스런 재회를 했다. 바로나는 “이렇게 빨리 쿠바에 돌아와서 야구를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시범경기가 성사된 것은 미국과 쿠바 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된 덕분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선언했다. 덕분에 199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이후 17년 만에 메이저리그 팀의 방문이 이뤄졌다. 2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쿠바를 방문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탬파베이와 쿠바대표팀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의 ‘핑퐁 외교’(미·중 탁구대표팀 간 친선경기)에 빗댄 ‘야구 외교’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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