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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코데즈컴바인의 이상한 주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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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경제부문 기자

파산을 신청해 주식 거래가 지난해 말까지 정지됐던 기업이 있다. 지난달 초 법정관리를 마쳤지만 4년 연속 적자를 내는 바람에 코스닥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랬던 회사의 주가가 이달 들어 9일(거래일) 만에 551%나 올랐다. 2일 2만3200원이던 주가가 16일 장중 18만4100원까지 치솟았다. 카카오를 제치고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다. 거품은 곧바로 꺼졌다. 17~22일 동안 주가는 16일의 반 토막이 됐다. 뒤늦게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지난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의류기업 ‘코데즈컴바인’ 이야기다. 이 회사의 주가가 갑자기 오른 이유를 증시 전문가들은 찾지 못했다. 코데즈컴바인 측도 지난 4일 “기업 내부에서 (주가가 오를) 특별한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작전세력’의 개입을 의심한다. 코데즈컴바인의 상장주식 수는 총 3784만여 주다. 이 중 대주주인 코튼클럽과 채권단의 지분 3759만여 주는 거래를 할 수 없는 보호예수 주식으로 묶여 있다. 주식시장에서 실제 유통이 가능한 건 전체의 0.6%인 25만여 주뿐이다. 58억원(2일 주가 2만3200원 기준)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한 이 회사 주식을 몽땅 사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1%도 안 되는 주식 지분으로 한 회사의 주가가 좌지우지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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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한데 이런 코미디 같은 상황이 코데즈컴바인의 주식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12월 말부터 최근까지 석 달 가까이 지속됐다. 주식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작전세력에 먹잇감을 고스란히 던져준 셈이다. 문제가 커지자 한국거래소는 22일 뒤늦게 시장관리방안을 내놓았다. 코스닥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총 발행 주식의 2%(코스피는 1%) 또는 10만 주 미만이면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이후 증자나 보호예수 해제 등으로 유통 주식수가 전체의 5%(코스피는 3%) 혹은 30만 주 이상으로 늘어야 거래를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주식가격 급등 현상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가격변동폭(상·하한가)을 15%에서 30%로 확대한 지난해 6월 유통물량이 얼마 안 되는 일부 우선주의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했다. 당시 거래소가 내놓은 대책은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해 거래를 하루 중지시키는 것 정도였다. 시장 상황을 좀 더 면밀히 분석했다면 22일의 시장관리방안이 보다 빨리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거래소의 숙원사업은 지주회사 전환이다. 지주회사로 탈바꿈한 뒤 주식시장에 상장해 확보한 자금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해외 진출보다는 투자자 보호가 우선이다. 본분에 충실하며 시장의 신뢰를 높여야만 거래소의 목표도 이뤄질 수 있다.

이승호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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