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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의 Hola! Cuba!] ⑧ 오바마 찾아간 쿠바는 세계 최고급 시가 생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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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유명가수 꼼바이 세군도(Compay Segundo),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Che Guevara) 그리고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공통점은 무얼까. 이들은 모두 국적도 직업도 다르다. 그러나 ‘쿠바’라는 힌트를 내면 아마 ‘아!’하고 무릎을 탁 치지 않을까. 그렇다. 이들은 모두 시가(Cigar) 담배 애호가이다. 쿠바의 상징이자 쿠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품인 시가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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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콘에서 시가를 피던 어느 쿠바 신사.

시가의 역사와 쿠바 시가
시가를 처음 유럽으로 전파한 사람은 탐험가 콜롬버스였다. 쿠바에서 처음으로 담배를 발견한 것은 콜럼버스의 두 부하 로드리고 데 헤레스와 루이스 데 토레스였다. 둘은 1492년 쿠바 내륙을 탐험하던 중 아메리카 원주민의 담배 풍습에 대해 알게 된다. 원주민은 신성한 종교의식을 올릴 때도 시가를 사용했지만 일상 속에서도 담배를 늘 가까이 했다. 담뱃잎을 씹어먹고 즙을 짜서 마시고 잎을 태운 연기를 코로 들이마셨다고 한다. 이후 스페인으로 담배가 전파되었고, 쿠바산 시가는 부의 상징이 되었다. 스페인은 담배 무역을 통해 큰 부를 거머쥐었다. 쿠바는 담배를 헐값에 공급하는 생산지로 전락했다.

쿠바는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의 시가 생산국이다. 쿠바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시가가 있다. 대표 브랜드는 코히바(Cojiba), 몽떼크리스토(Montechristo) 그리고 로메오 이 훌리에타(Romeo y Julieta, 로미오 앤 쥴리엣)다. 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것은 코히바다. 몽떼크리스토는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고 로미오 이 훌리에따는 독특한 향으로 유명하다.

쿠바의 시가가 지금까지도 세계 최상급으로 인정받는 건 시가를 마는 기술자가 있어서다. 시가 기술자는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평생 시가를 만다. 흥미롭게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 할리우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 같은 유명인들은 전속 시가 기술자를 두고 자신만의 시가를 즐겼다고 한다. 시가의 맛과 품질을 좌우하는 건 기술자의 손 맛’이라는 말이다.    

담배가 익어가는 비냘레스
비냘레스(Viñales)는 쿠바의 서쪽 피나르 델 리오(Pinar del Río)주의 작은 농촌 마을이다. 반나절이면 다 둘러 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마을에 여행자들이 몰려든다. 수려한 자연 경관과 담배 때문이다. 독특한 모양의 모고테(Mogote, 언덕 모양의 봉우리)가 있고, 여기서 쿠바 최고로 인정받는 시가의 원재료인 잎담배가 자란다.


비냘레스의 번화가를 조금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서 한참을 걸었다.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커피 밭을 지나자 파릇파릇한 담배밭이 보였다. 밭 옆에는 짚으로 만든 움막이 있었다. 언뜻 봐도 담배 말리는 곳 같았다. 밭을 지나 조심스레 농가에 들어서자 젊은 여자가 나왔다. 시가를 구경하러 왔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작은 방으로 나를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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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한 솜씨로 시가를 만 여인이 자연스럽게 한 모금 빨았다.

말린 잎담배 뭉치를 들고온 그녀는 담배를 말면서 시가 만드는 법을 설명했다. 시가는 담배 잎사귀에 물과 꿀, 라임 등을 섞은 액체를 살짝 뿌린 후 45일간 잘 보관한다. 그 다음 담뱃잎 여러 겹을 말면 향과 맛이 밴 맛있는 시가가 된단다. 그녀가 방금 말아 낸 시가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빨자 연기가 몽글몽글 퍼졌다. 첫 맛은 아주 달콤했다. 그리고 한 모금 더 들이켰다. 이번엔 어질어질했다. 역시나, 시가는 초보자에게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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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 이웃집에는 담배 밭이 있었다. 여름이면 분홍색 꽃이 담배밭에 가득했고, 푹푹 찌는 담배 냄새가 우리 집 마당으로 살살 넘어오곤 했다. 노랗게 잎이 변한 늦여름에는 앞집 언니 오빠들이 넓적한 담뱃잎을 어깨에 메고 언덕을 걸어 집으로 향했다. 쿠바의 담배밭에서 아련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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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