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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균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 명동을 ‘유커 1번지’로… 양현석과 손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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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균 명예회장이 서울 강동구 아리수로의 브이센터 박물관에서 익살스런 포즈를 취했다. / 사진:김상선 기자

예전 명동은 금융 중심지였다. 1979년 대한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가 명동에서 여의도로 옮긴 후 많은 게 달라졌다. 지금은 중국인·일본인 등 관광객이 주로 찾는 쇼핑 중심지다. 명동의 다음 모습을 ‘한류 1번지’로 만들려는 목표로 의기투합한 연예인 사업가가 있다. 영화배우 신영균(88)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과 양현석(47) YG엔터테인먼트 대표다. 이들은 어떻게 명동을 바꿀 생각일까. 3월 7일 서울 강동구 아리수로 소재 스테이지28 레스토랑에서 신영균 명예회장을 만났다.

명동증권빌딩의 리모델링이 한창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 ‘호텔 트웬티에이트(28)’라는 이름의 호텔을 선보이려고 증축하고 있습니다. 제 출생년도(1928)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이곳에 SLH(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란 호텔 체인과 제휴해서 독특한 부띠끄(boutique) 호텔을 선보이려고 해요. SLH는 규모는 작지만 가격 대비 럭셔리를 추구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해외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습니다. 한국에선 호텔 트웬티에이트가 SLH와 손을 잡은 첫 사례입니다.”

호텔 건물에 YG 계열 외식 매장이 1~2층에 입점했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푸즈가 ‘YG리퍼블릭(YG Republique)’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외식 매장 3개를 열었습니다. 아들(신언식 한주홀딩스코리아·제주방송 회장)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노희영 YG푸즈 대표와 친분이 있어요. 양 대표는 엔터테인먼트와 음식을 융합해 새로운 한류를 선보이려고 YG푸즈를 설립했다고 들었어요. 새로운 숙박 콘텐트에 한류를 접목하려는 우리 호텔의 콘셉트와 맞아 떨어졌죠. YG푸즈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도 우리 호텔과 어색하지 않고요.”

왜 호텔인가요

“만날 쇼핑만 하다 떠나는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류를 호텔에 접목하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은 호텔 사업 확장은 아들이 추진하고 있어요. 이미 호텔이 들어설 명동증권빌딩 소유권도 넘겨줬고요. 아들은 명동 인근 호텔이 모텔급 호텔 아니면, 포시즌스 광화문 같은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호텔로 양극화 됐다고 생각해요. 호텔28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곳(스테이지28)도 자녀에게 물려준 건가요?

“여기는 딸(신혜진 세영엔터프라이즈 부회장)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장충동으로 이사하기 전엔 20여년 동안 여기 살았어요. 나무도 대부분 제가 직접 심은 것이고요. 그릴 레스토랑과 디저트 커피숍, 브이센터 박물관을 지을 때도 딸이 제가 심은 나무를 해치지 않으려고 고생 좀 했죠. 베이커리인 ‘더 베이크’ 등도 딸이 경영하고 있습니다.”

연예인 부자 1위로 선정된 적이 있습니다.

“예전만 해도 영화배우는 상당히 위험한 직업이었습니다. 말을 타거나 총을 쏘는 등 위험한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수행했어요. 내가 죽더라도 가족이 먹고살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했죠. 그래서 사업에 뛰어들었어요. 처음엔 동업자와 공동으로 금호 극장을 사들였습니다. 여기서 번 돈으로 충무로 명보제과를 사서 빵집을 운영했고요. 윤세영 명예회장이 SBS를 창립할 때는 5대 주주로 참여해서 SBS프로덕션 회장을 맡았죠. 맥도날드와 합작해 매장 200여 개를 운영한 적도 있습니다. 서울증권 주식 5%를 매입한 적도 있는데 인수하지는 못했죠. 다들 재미있어서 한 일인데 재물이 뒤따랐어요. 다만, 항간에 제가 부동산으로 돈 벌었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건 오해입니다. 저는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투기한 적은 없어요.”

기부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저는 배우이기 때문에 문화예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둘째, 치대 재학 시절 워낙 고학을 했습니다. 그때 기억이 있어서 고생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런 두 가지 기준에 적합하다면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스크린에서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직도 저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3년 반 전엔 대학로에서 [하얀중립국]이라는 연극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영화는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건 아닙니다. 가끔 시나리오가 들어오는데, 반드시 내가 해야 할 운명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어요.”

당대를 사로잡은 인기에 비해 스캔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배우로 전향할 때 집사람에게 단단히 약속했어요. 절대 스캔들 만들지 않겠다고. 예나 지금이나 집사람은 제게 최선을 다 합니다. 오늘 이 넥타이도 집사람이 직접 골라줬어요. 나 역시 그런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 약속을 지키는 거죠. 오는 11월이 결혼 60주년인데 이번에는 집사람을 깜짝 놀래줄 선물을 준비해볼까 해요.”

치과의사에서 배우로 직업을 바꾼 이유는 뭔가요.

“안정적인 치과의사로 사는 것보다 배우로 살아야 평생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와 느끼는 거지만 가장 좋아하는 일을 일평생 하는 게 성공할 확률도 높고 행복하더군요. SBS 회장 시절 탤런트를 선발하면서 느낀 거지만 요즘엔 취업난이 정말 심각합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일을 평생 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꼭 돋보이고 주연이 돼야만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조연이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해요.”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상은 무엇인가요.

“대종상, 아시아영화제, 청룡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등 많은 상을 탔지만 두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연예인들이 모여 만든 예능교회에서 받은 감사패예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상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또 하나는 22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입니다. 연예인 중에서는 제가 처음이라고 해서 더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요즘 영화계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독과점 체제로 유통되는 극장 구조가 다소 걱정입니다. 제가 명보극장을 운영할 때는 대기업 자본이 영화계에 뛰어들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대기업 자본 없이 영화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CJ CGV가 영화 유통망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라고 봐요. 다양한 유형의 영화가 공존할 수 있도록 중소 제작사를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영화 스크린쿼터처럼 중소 제작사 쿼터제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신영균 - 1928년 황해도 평산 출신으로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했다. 서울 회현동에 ‘동남치과’를 개원해 치과의사로 일하면서 연극에 출연하다 1960년 조긍하 감독의 제안으로 영화 데뷔작인 [과부]에 출연했다. [연산군] [빨간 마후라] 등 2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해 대종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1963년 금호극장을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볼링장·명보극장을 사들였다. 1992년 맥도날드와 51대 49로 자본금을 투자해 맥신산업을 설립했다. 한국영화인협회장,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을 거쳐 15·16대 국회의원(신한국당·한나라당 비례대표)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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