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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장관 룰라 뒤에 숨어, 탄핵 위기 넘기려는 호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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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左), 룰라(右)

브라질 정국이 혼란스럽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과 전직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지우마 호세프(69)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1) 전 대통령 얘기다.

호황기 이끌었던 룰라 입각시켜
경기 침체 타개로 국면 전환 노려
둘의 통화 녹취록 폭로돼 민심 악화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정국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했다. 먼저 룰라의 정계 복귀 발표가 나왔다. 호세프는 룰라를 수석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수석 장관은 정부 부처 간 정책 조율과 정부·의회 관계 중재, 정부·사회단체 간 통로 역할 등 국정 전반을 관장한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룰라는 노련한 정치인이자 협상가”라며 “침체에 빠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룰라는 대통령 퇴임 5년 만에 정치 전면에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1시간 뒤 호세프와 룰라 간의 통화 녹취록이 폭로됐다. 두 사람이 50차례 통화한 녹취록을 폭로한 이는 세르지우 모루 지방법원 판사다. 그는 지난해부터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정·재계 부패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최근엔 페트로브라스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룰라에 대한 일시 구금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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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시위자들이 국회의사당에 접근하자 경찰이 시위자들에게 최루가스를 분사하고 있다. [브라질리아 AP=뉴시스]


모루 판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녹취록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녹취록에서 호세프는 룰라에게 장관 임명장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브라질 언론은 “호세프 대통령이 검찰 수사로부터 룰라를 보호해주려고 수석 장관직을 제안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질 현행법상 연방정부 장관에 대한 수사나 재판은 연방 대법원 관할이어서 주 검찰 수사나 일선 법원 재판을 받지 않는다. 룰라는 현재 주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어 그가 수석 장관이 되면 당분간 검찰 수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실 룰라 카드는 호세프에게 더 절실했다. 호세프도 불법 선거자금 수수와 정부 회계 부정 스캔들로 야권으로부터 탄핵 요구를 받고 있다. 룰라가 수석 장관으로 오면 야권의 탄핵 공세를 막고 경제위기 타개를 내세워 국면 전환을 꾀할 수 있다. 2018년 대선 출마를 노리는 룰라로서도 수석 장관으로 있으면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

브라질 대통령궁은 녹취록에 대해 “룰라 수석 장관이 임명식에 참석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임명장을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룰라는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2018년 대통령 선거에 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음모”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브라질 야당은 “부패 의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전·현직 대통령들이 위기 탈출을 위해 ‘비도덕적인 협력’에 나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녹취록 폭로가 나오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밤 늦게까지 시위를 벌이며, 곳곳에서 룰라 지지자들과 충돌했다.

향후 브라질 정국은 룰라에 대한 여론 추이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CNN방송은 “룰라의 부패 스캔들이 점차 힘을 받는 상황에서 수석 장관에 복귀한 그에게 얼마나 국민들이 호응할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룰라 집권 기간(2003~2010년) 브라질 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터라 룰라가 불경기를 타개해줄 거란 기대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브라질 금융시장은 일시적으로 동요하다가 룰라 복귀 소식에 힘입어 진정됐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장중 한때 2% 가까이 떨어졌으나 조금씩 올라 0.63% 오른 달러당 3.737헤알로 거래를 마쳤다. 상파울루 증시도 1% 넘게 떨어졌다가 이후 오름세를 계속해 1.34% 상승한 47,76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oe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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