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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안철수와 호남의 연애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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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
정치국제부문 차장

총선이 2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야권의 텃밭인 광주광역시의 대진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쪼개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경선을 진행 중이거나 전략공천할 인물을 아직 물색 중이기 때문이다. 문재인과 갈등을 빚던 안철수의 탈당은 호남의 지지가 있어서 가능했다. 2012년 대선에 이어 ‘안철수와 호남의 연애 시즌 2’가 시작되지 않았다면 야권 분열의 동력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둘의 관계가 애정인지는 좀 헷갈린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호남에서도 하락세다. 지역에서 많은 표본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여전히 국민의당이 더민주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호남의 ‘안철수’ 지지는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에서 출발했다. 광주의 더민주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사퇴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친노·운동권 인사를 쳐내고 있지만 광주·전남 50대 이상의 더민주에 대한 반감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계가 틀어진 옛 애인에 대한 악감정 때문에 새 이성 친구를 만나고 있는 단계일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호남이 ‘안철수의 가능성’에 열광했던 것과 지금의 안철수 지지가 다른 대목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제3 정당을 만들자는 안철수 공동대표의 주장도 호남과 자연스레 오버랩되지 않는다. 오히려 호남은 줄곧 새누리당을 상대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야당과 대선 후보를 원해 왔다. 그런데 몰표를 몰아줬던 지난 대선에서 패한 데 이어 이후 선거에서 잇따라 지고도 문 전 대표와 그 세력이 버티자 지지를 철회한 측면이 강하다. 안 대표가 심으려는 ‘새정치’의 요체가 양당구도 타파였다면 지역구도 투표 성향을 보여온 호남이 최적의 토양은 아니다.

안 대표가 광주·전남 현역 의원들과 손잡고 있는 모습도 호남 입장에서 보면 어색하다. 호남 유권자들은 당 지도부뿐 아니라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인 지역구 의원들이 수권 정당을 만들거나 정부·여당을 견제하지도 못하면서 지역에서 패권만 행사한다고 불만스러워했다. 물갈이를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안 대표는 그런 의원들과 결합해 있다. 흘러간 호남 옛 세력과 결합하는 데 집중하더니 요즘은 다른 정당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까지 섞다 보니 당의 비전이 뭔지도 애매해졌다. 짧은 시간에 정당을 꾸리려니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호남이 그리던 이상형이 아닌 건 분명하다.

야권은 요즘 호남에서는 경쟁하더라도 수도권에서는 연대해야 새누리당의 압승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과 이를 거부하는 안 대표의 입장이 부딪히고 있다. 광주 출마를 준비해온 국민의당의 한 인사는 “호남이 힘이 센 쪽을 밀어주지 약한 쪽을 키워준 적은 별로 없다. 선거 막판에 새누리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동할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호남이 야권 대선주자 2위인 안철수의 싹을 자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선을 거치며 드러날 러브스토리의 결말이 궁금하다.

김성탁 정치국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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